미 최대 통신장비 메이커 루슨트 테크놀러지스가 적자 누적으로 인한 파산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내년 9월까지 1만 명 추가 감원을 11일 발표하는 등 갈수록 경영 위기 상황에 몰리고 있다.통신업계 불황으로 지난 2년 동안 매 분기 적자를 기록해 온 루슨트는 올 7~9월 사이의 적자규모도 예상보다 50% 가량 증가, 주당 손실이 65센트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 회계연도 재무제표에는 구조조정으로 인한 10억 달러와 연금 자산 가치하락으로 인한 30억 달러 등, 총 40억 달러의 손실이 포함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90년대 정보통신 업계의 대표주자였던 루슨트가 이처럼 심각한 상황에 직면한 것은 미국과 세계 경기가 부진한데다, 경쟁 가열로 전화사들이 지속적으로 지출을 줄여왔기 때문.
이에 따라 한 때 98억 달러에 달했던 루슨트의 분기별 매출은 올 들어 22억 달러 수준까지 떨어졌고, 2년 전 12만 9,000명이었던 직원수도 현재 4만 5,000명으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어려움이 지속되자 전문가들은 루슨트가 조만간 뉴욕증시에서 상장이 폐지되거나 아예 사라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사의 대표 패트리셔 루소는 "경기 부진을 극복해 낼 수 있을 만큼의 충분한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상장이 폐지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