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작년 한국기업 성장률 디플레 일본에도 뒤졌다

아베노믹스에 日기업 매출 급증

한국은 2.1% 그쳐 8년만에 역전


지난해 우리 기업의 성장률이 20여년째 디플레이션에 빠져 신음하는 일본 기업에 역전됐다. 지난 2005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이다. 통상 경제성장률이 높은 나라의 기업 성장률은 저조한 국가의 기업보다 높기 마련이지만 공식이 깨진 것이다. 아베노믹스의 영향으로 일본 기업들의 매출은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소수 수출 대기업에 전체 기업 매출액이 집중된 우리나라는 원화 강세, 세계 무역 둔화 등으로 증가세가 느려졌다.

16일 한국은행의 '2013년 기업경영 분석'을 보면 우리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2.1%로 일본(2.5%, 2013회계연도 기준)에 추월당했다. 이 같은 매출 증가율은 사상 최저치다.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있는 2003년 이후 우리 기업은 2005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본 기업보다 매출액 증가율이 앞섰다.


제조업의 격차는 더 심각하다. 지난해 우리 제조기업 매출액은 0.5% 증가에 그친 반면 일본은 2% 늘어났다. 제조업 매출 역전현상 역시 2005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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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털IQ 조사에 따르면 일본 닛케이225지수에 상장된 기업의 2013회계연도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21.3% 증가했으며 올해 소비세 인상에도 매출액은 추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우리 기업은 삼성전자의 3·4분기 매출액이 47조원으로 전년보다 20% 줄어드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

양국 기업의 성장역전은 국내 기업의 투자위축과 연구개발 소홀 등 성장 잠재력 확충에 소홀한 측면도 있지만 엔저를 바탕으로 한 아베노믹스의 탓이 크다. 2012년 달러당 70엔대에서 맴돌던 엔·달러 환율이 지난해 100엔까지 수직 상승하며 수출대국 일본 제조업체들은 콧노래를 부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꿈틀대는 등 내수도 개선됐다. 반면 우리 기업들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엔화 약세에다 원화 강세, 세계 무역규모 축소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매출액이 크게 줄었다.

성장속도가 느려지다 보니 투자 측면에서도 일본에 추월당했다. 기업 투자동향을 보여주는 유형자산 증가율은 우리 기업이 지난해 5.6% 늘어났지만 일본은 6.3% 증가했다. 이 부문에서 우리가 뒤진 것은 관련 통계가 존재하는 2003년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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