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현대 석유화학 협력체제로/내년부터 대산공장

◎파이프라인 연결 원료교환… 인력·장비도 제휴재계의 라이벌인 삼성과 현대가 석유화학분야에서 첫 협력체제를 열었다. 유현식 삼성종합화학사장과 정몽혁 현대석유화학사장은 충남 대산에 있는 두회사의 석유화학플랜트를 파이프라인으로 연결, 주요 원료를 교환하는 등 상호협력 체제를 갖추기로 합의하고 18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조인식을 가졌다. 국내에서 마케팅 및 이업종 분야의 전략적제휴는 있으나 원료의 상호공급에 대한 협력관계는 드믄 일이다. 특히 이번 제휴는 동종의 라이벌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날 계약에서 양측은 에틸렌과 벤젠 등 유화 기초원료를 단지가동과 수급상황에 따라 서로 교환하고, 인력과 장비분야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또 앞으로 프로필렌 등으로 교환품목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두 회사는 이번 제휴로 에틸렌과 벤젠 등 주요 원료수급에 따른 연간 17억원의 물류비 절감과 함께 부족한 원료조달을 위해 1조원 이상 소요되는 신규설비증설에 따른 투자비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앞서 양측은 이달초 약 3㎞에 달하는 파이프라인을 설치하기 위한 상세설계 작업에 들어갔으며, 모두 50억원을 들여 파이프라인을 건설, 내년 초 부터 본격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과 현대는 대산에 각각 연산 50만톤, 45만톤 규모의 나프타분해공장을 갖추고 있는데 그동안 삼성은 기초원료인 에틸렌과 벤젠이 부족했고, 현대는 이들 원료가 남아 돌아 전략적 제휴에 원만한 합의를 도출했다.<민병호 기자> ◎삼성·현대제휴 의미/투자비 절감·공급과잉 해소 등 이점 많아/「한공단 이웃사촌」 타업체로 확산 가능성 유현식 삼성종합화학사장은 올해초 정몽혁 현대석유화학사장의 대표이사 취임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두 업체는 라이벌 관계지만 충남 대산단지에 이웃한 사촌지간. 이 자리에서 두 사람은 사촌간의 협력방안을 화제에 올렸다. 그 결실이 19일 맺어졌다. 양측의 협력은 무엇보다 유화업계의 고질적 문제인 과잉설비 문제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유화는 나프타를 기초원료로 수많은 중간재­완제품을 생산한다. 여기서 한가지만 공급이 부족해도 다른 제품까지 생산하는 새공장을 세워야한다. 문제는 불필요한 제품도 생산된다는 점. 공급과잉과 덤핑판매의 악순환이 초래된다. 따라서 양측의 제휴는 부족한 원료를 경쟁업체에서 공급받음으로써 막대한 투자비를 줄이고, 공급과잉 문제도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다. 특히 유화설비는 1년에 한 번 정도 1∼2개월에 걸쳐 정기보수를 해야 하는데 이 기간중의 원료수급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다. 원료이송에 따른 물류비 절감효과도 큰 효과. 에틸렌과 벤젠같은 제품은 기체이기 때문에 이를 바로 옆공장으로 운송할 때에도 고압가스 이송설비를 갖춘 특수선박을 사용해야 한다. 삼성과 현대의 「파이프라인협력」은 같은 업종의 공장들이 밀집한 울산과 여천석유화학 단지의 다른 업체들로 확산가능성이 높다. 이번 제휴로 삼성은 막대한 투자비 절감과 원료의 안정적 공급선확보, 현대는 물류비 절감과 안정된 판로를 확보한 셈이다. 양측이 협력분야를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은 서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현대의 한 관계자는 『추가 품목의 협력에 대비해 착공예정인 파이프 라인의 기초공사를 확대해서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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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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