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3년여 만에 출자총액 규제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관련제도가 내년부터 바뀌어 규제 대상에 다시 포함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신규투자를 유인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삼성그룹의 부채비율(금융보험사 제외)이 100% 미만으로 떨어짐에 따라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 지정에서 제외했다고 22일 밝혔다. 삼성그룹은 2003 회계연도 결합재무제표를 작성한 결과 54개 계열사 가운데 금융ㆍ보험사를 뺀 나머지 계열사들의 자본총계가 43조3,577억원, 부채총계가 36조5,315억원으로 부채비율 84.26%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은 당장 출자총액제한에서 풀리지만 공정위가 내년 4월부터 ‘부채비율 100% 이내’인 졸업기준을 폐지하고 지배구조 모범기업 등 새로운 졸업기준을 도입하기로 해 다시 신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신규 지정되면 1년간은 출자한도 초과분에 대해 예외가 인정돼 삼성이 실질적으로 출자총액제한에서 풀려나는 기간은 21개월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율 100% 미만이어서 출자총액 규제를 받지 않는 그룹은 삼성 외에 한국전력ㆍ포스코ㆍ한국도로공사ㆍ롯데 등이다. 삼성그룹이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에서 제외되면서 자산 5조원 이상 그룹 중 출자총액 규제를 받는 기업집단은 LGㆍSK 등을 비롯해 17곳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