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소비·투자 촉진에 정부 기업 가계 모두 나서야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내 경제연구소들이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내리고 있다. 소비부진과 투자위축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두 연구소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1%와 3.7%로 하향 조정하면서 '성장률 둔화를 방지하기 위해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등 내수를 활성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처방을 내렸다. LG경제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도 아직 성장률 조정치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하향 가능성을 내비치기는 마찬가지다. 이들이 꼽은 핵심 원인도 민간소비와 투자부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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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가 연초 반짝 회복 기미를 보이더니 다시 무서운 기세로 '더블딥' 함정으로 빠져 들어가는 모양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우리 경제를 살리는 길이 소비진작과 투자촉진뿐이라고 강조하지만 개인은 돈을 쓰지 않고 기업은 통 설비투자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번에 KDI가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를 3.6%에서 2.7%로 낮추고 설비투자와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까지 내려 잡은 데는 이런 실상이 반영됐다. 특히 가계 부문은 세월호 사태 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데다 가계부채마저 사상 최대로 늘어나면서 소비여력 자체가 거의 고갈되다시피 했다.

그나마 다행은 고소득층과 기업에 아직 소비와 투자 여력이 살아 있다는 점이다. 올 1·4분기 해외 관광지출액이 1인 평균 1,148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공기업을 포함한 전체 기업이 내부에 보유한 현금이 503조원에 달한다는 공식 통계가 이를 방증한다. 국내에 소비와 투자를 살릴 돈이 없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혹시라도 부자와 대기업에 반감을 품는 국민정서가 장애요인은 아닌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 경제가 처한 더블딥 위기에는 모든 경제주체의 협력이 요구된다. 자금 여력이 있는 계층과 기업이 자유롭게 소비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규제를 푸는 일에 정부·기업·가계가 한마음 한뜻으로 힘을 모은다면 침체된 경제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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