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꿈' 7월16~17일 예술의 전당서"어쩌면 나는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몰라, 산다는 건 실제적인 착각이지. 산다는 건 사실 꿈이니까."
바로크 시대 정통 연극 '인생은 꿈' 이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무대에 오른다.
7월6일에서 17일까지.
'인생은 꿈' 은 '스페인의 세익스피어'로 불리는 페드로 칼데론 바르카가 쓴 희곡으로 우리 극단에 의해 공연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타계한 문호근 전 예술의전당 예술감독이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토월 연극시리즈'의 '어머니' '교황청의 지하도'에 이은 마지막 무대이기도 하다.
극의 배경은 중세 유럽의 가상국가. 왕자로 태어난 지그문트는 폭군이 될 것이라는 불길한 점괘 때문에 하인 클로탈도에 의해 외딴 성에 갇혀진 채 키워진다.
그러던 중 어느날 왕 바실리오의 성으로 옮겨지고 "그간의 삶은 꿈이요, 너는 왕자"라는 사실을 믿으라 강요당한다.
정체성의 혼란으로 그가 난폭해지자 다시 이전 상황으로 옮겨진다. 이번엔 물론 '왕궁에서의 삶이 꿈'이라는 사실을 믿어야 한다.
이와 함깨 클로탈도의 친 딸로 밝혀지는 로자의 이야기가 더해지고 현실과 꿈 사이에서의 대립과 갈등의 요소가 얽혀 들어가기 시작한다.
정통 고전 연극으로 주제의식이 분명하지만 작품의 분위기는 그리 무겁지 않다. 4시간에 이르는 원작을 2시간으로 압축하기 위해 코러스를 풍부히 사용한 것도 눈에 띈다.
극 진행의 많은 부분이 주요 등장인물과 코러스와의 대화 형태를 띄는 것. 이에 띠라 은유적이면서도 시적인 원작의 느낌이 대폭 살아났으며 인형과 배우들에 의한 그림자극도 등장, 극적 분위기를 더하게 된다.
김광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장이 연출을 담당하고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수상한 설치미술가 전수천이 무대를 맡아 바로크 시대의 느낌을 개성적으로 전달해 준다.
원로배우 박웅과 권성덕이 각각 바실리오와 클로탈도 역을 맡아 처음으로 한 무대에 서며 송영근, 김광덕, 장현성, 구혜진 등의 신예 배우도 함께 출연한다. 98년 서울국제연극제에서 폴란드 극단에 의해 공연된 바 있다.
'모든 인생은 연극'이라 보았던 연출가는 삶의 이중성과 애매모호함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 하다. 그의 대답이 궁금하다면 극장을 찾아봐도 좋을 것이다.
김희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