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초등생 살해유기를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성폭력 사건이 잇따르는 등 아동 성추행 범죄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포천에서 같은 동네에 사는 초등생 7명과 여고생 1명 등 8명을 성폭력및 성추행한 현역 군인이 경찰에 검거됐다.
26일 경찰수사 결과, 육군 모 부대 안모(23) 일병은 군 입대 전인 고등학교 때부터 같은 동네에 사는 초등생들을 성추행해 왔으며, 이 같은 범죄를 군 입대 후 휴가를 나와서도 계속해 충격을 주고 있다.
▲범행 안 일병은 휴가 중이던 지난 9일 정오께 포천시내 모 아파트 승강기에서 이 아파트에 사는 A(8.초등2)양에게 `배가 아파 옥상에서 일을 볼 테니 망을 봐달라'며 유인, 성폭행 하려다 A양이 반항하자 폭력을 휘두른 뒤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4시께에도 휴가를 나와 포천시내 골목길에서 혼자 걸어가던 여고생을 뒤를 쫓아가 성추행하고 달아나기도 했다.
이밖에 군 입대(2005년 8월) 이전 고등학교 재학시절인 2004∼2005년 사이에 같은 수법으로 혼자 등교하는 초등학생 6명을 성추행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로 인해 피해 학생 중 한 명은 그 충격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이사까지 간것으로 알려졌다.
▲검거 경찰은 최근 2년 사이에 같은 동네에서 성폭행 및 추행 사건이 잇따르자 전담수사반을 편성, 수사에 나서 지난 9일 A양의 아파트 CCTV에 녹화된 범인의 사진을 확보했다.
CCTV에 촬영된 용의자 얼굴이 희미해 식별하기 어렵자, 경찰은 피해자 진술 등으로 몽타주를 작성, 탐문수사에 나서 안 일병을 범인으로 특정했으며 이날 휴가 나와 귀가 중이던 안 일병을 검거했다.
경찰은 안 일병의 집에서 범행 당시 입었던 모자 달린 겨울점퍼와 티셔츠 등 옷가지와 운동화를 증거물로 압수하고,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 2004년부터 26일 현재까지 성추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한 피해자가 4명 밖에 안돼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안 일병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하면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포천 여중생 살해사건 관련 여부 경찰은 안 일병이 지난 2003년 11월 실종 후 96일만에 집에서 15㎞ 떨어진 의정부시 도로변 배수관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 여중생 B(15)양 사건의 관련 여부에 대해연관성 여부를 부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일병은 경찰의 추궁에 B양의 피살사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데다, 경찰조사 결과 B양 피살사건은 2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범인들이 차량을 이용해 납치한뒤 살해한 것으로 보여 이 사건과 연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군.경 합동수사 경찰과 군은 피해자가 확인되지 않은 범행에 대해 합동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피해학생이 많은 초등학교의 교사와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탐문조사를벌이고 있다.
또 추가 범행을 밝혀내기 위해 안 일병의 혈액을 채취,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DNA 감식을 의뢰했다.
한편 군 헌병대는 안 일병에 대한 보충수사를 오늘 중으로 끝내고 27일 군사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주민 불안 같은 동네에서 초등생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주민들은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아파트와 공원에 설치된 놀이터에는 아이들의 노는 모습이 크게 줄었다.
아파트 부녀회와 시민단체, 학교측에서도 아동 성폭행 및 추행을 막기 위한 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주민 최모(42.여)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막내 딸이 조금만 늦게 들어와도 가슴이 조마조마하다"며 "경찰.민간 방범순찰대 등 비상등을 달고 다니는 차들이 많은데 대낮에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분노했다.
▲범인 안 일병 내성적인 성격으로 알려져 있으며 학창시절 별다른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어 안일병의 범행에 가족들도 놀라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안 일병은 지난해 8월 군에 입대한 후 간염보균자로 군 복무가 힘들다고 판정받아 올 초 성남 수도병원으로 후송된 뒤 최근 의가사 제대를 앞두고 민간병원에서 치료 받기 위해 휴가를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