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국화 옆에서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 미당 서정주 시인과 필자의 고향 전북 고창에서는 국화 축제가 한창이다. 축제 현장에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한 송이 국화꽃이 봄부터 애달프게 울어댄 소쩍새와 간밤의 무서리가 피워낸 결실이라는 미당의 시구를 기억하고 있을까 문득 궁금해진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인천도시개발공사가 지난 21일 송도에 개장한 웰카운티 5단지 견본주택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다. 어려운 부동산 경기에 집값이 떨어지고 전국적으로 미분양 7만호가 쌓인 와중에 추진하는 아파트 분양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는 일만큼 어려운 일이겠지만 골이 있으면 산이 있듯 지금이 부동산시장의 골이라면 입주가 시작될 3년 후에는 산이 되리라 내다보고 분양에 나서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 절반 이상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만큼 소비자의 눈높이를 만족시킬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이 쉬울 리 없겠지만 그럴수록 생활이 편리하고 쾌적하면서도 합리적인 분양가에, 살면서 유지관리비가 적게 드는 집이 바로 필자가 생각하는 기본에 충실한 집이다. 주부를 비롯한 소비자가 눈여겨보시는 생활 속의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아보니 모두 36가지나 됐다. 특히 신경을 쓴 것은 친환경과 유지관리비를 절감하는 일이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해 실시간 사용량을 검색할 수도 있도록 하거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해 관리비를 절감하고, 녹지 공간과 일조량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나눔 텃밭을 조성해 이웃과 함께 유기농 채소를 가꿀 수 있고 자연을 즐기며 이웃과 친해질 공간을 마련했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저탄소 녹색성장은 환경 보존이라는 명제를 넘어 국가의 미래 경쟁력을 이끌 중요한 과제다. 이제 녹색ㆍ자연ㆍ친환경은 선택이 아닌 필수요건으로 아파트 설계에까지 적용될 정도로 이제는 생활 깊숙이 자리매김하고 있다. 물에 잠긴 도시를 소형 보트에 의존해 탈출하는 방콕 시민의 모습에서 보듯이 기후 변화의 문제는 이제 오존층에 난 구멍처럼 멀어서 보이지 않는 제3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인류의 생존을 결정하는 위험 요소이자 국가의 성장 발전을 판가름 낼 눈앞의 핵심 과제이기 때문이다. 지난 두 달간 일곱 번에 걸친 기고를 통해 현장과 정책의 거리, 시민 공기업의 통합, 구도심 재생, 워터프런트 공간의 개발, 강화도의 슬로시티화, 경제자유구역, 그리고 마지막으로 녹색성장 이야기를 나누며 공직에서 정책수립을 하던 경험과 현장에서 사업을 추진하며 느낀 소회를 짧은 글로 옮길 수 있었다. 부족한 글이지만 읽고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과 귀중한 지면을 허락해준 서울경제신문에 감사 말씀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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