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들이 타대학과의 통합은 커녕 같은 대학내 학과 또는 단과대 통합도 원만하게 진행하지 못하고 있어 식자층의 빈축을 사고 있다.
고려대는 지난주 생명과학대학과 생명환경과학대학을 ‘생명과학대학’으로 통합, 내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었으나 생명환경과학대학의 반발에 부딪혔다. 생명환경과학대학이 ‘마치 생명과학대학으로 흡수되는 것처럼 보인다’며 명칭 변경을 요구했기 때문.
학교측은 ‘2006∼2008학년도는 생명과학대학으로, 2009학년도부터는 생명환경과학대학으로 신입생을 모집한다’는 조정안을 냈지만 이번엔 생명과학대학 측에서 반대했다. 결국 학교측은 ‘명칭에 대해서는 2009년이후 다시 논의한다’는 조건으로 서둘러 ‘잡음’을 봉합시켰다.
서울대가 추진해 오던 국사학과ㆍ동양사학과ㆍ서양사학과 등 역사학 분야 3개학과 통합안도 최근 교수 투표에서 찬성 17표, 반대 9표, 무효 1표로 통과선인 3분의 2를 얻지 못해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 대학 관계자는 “중복되는 분야가 있어 인원감축 없이 통합하자는 것인데도 이렇게 반대가 심한 줄 몰랐다”며 “결국 교수들도 대학 경쟁력보다는 기득권층으로서 자기 밥그릇에 더 관심이 많은 듯하다”고 힐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