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한국·일본 이젠 '위안부 문제' 넘어 미래로 나아가야

한국과 일본의 관계 정상화에 최대 걸림돌이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마침내 타결됐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28일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최종 담판에서 일본 정부의 책임 인정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사죄와 반성 입장 발표,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지원재단에 일본 정부 예산의 10억엔 출연 등에 합의했다. 이로써 1991년 고(故) 김학순 할머니의 피해 사실 증언 이후 한일관계에 최대 '난제 중 난제'였던 위안부 문제는 24년 만에 미흡하나마 해결의 물꼬를 텄다.

양국 간에 발표된 합의사항은 직접 피해자들의 기대에는 못 미쳤으나 그래도 예상 이상이었다. 기시다 외무상은 위안부 문제에 관해 "일본 정부의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으며 아베 총리를 대신해 "위안부로서 상처 입은 모든 분께 사죄하고 반성한다"고 전했다. 이는 최근까지 가장 진전된 안(案)인 이른바 '사사에 안'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사사에 안은 일본 총리가 위안부 피해자에게 편지 형식으로 사과하는 방식이었는데 이번에는 일본 정부의 공식입장으로 사죄하는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번 양국 간 합의는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11월2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조기타결을 위한 협의를 가속화한다"고 밝힌 후 급물살을 탔다. 3차에 걸친 국장급 협의 등을 통해 양국 간 쟁점 부분이 상당히 정리됐으며 이 문제를 풀기 위한 양국의 공식·비공식 외교채널이 총가동되기도 했다. 위안부 문제에 발목이 잡혀온 양국관계를 이제는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성숙한 여론 또한 협상 타결의 추진력으로 작용했다.

물론 이번 합의로 한일관계의 여러 문제가 한꺼번에 해결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번 합의에 대해서도 양국 내에 상당한 반대여론이 존재하는 것 또한 양국관계의 현실이다. 그러나 이날 합의는 양국관계가 과거사 문제에서 벗어나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것이라는 점을 일본 사회뿐 아니라 우리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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