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이후 정부 경기부양책 효과 약화와 저유가 등으로 곤두박질쳤던 건설주가 모처럼 반등했다. 지난 23일 여야가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진해온 '부동산3법'을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부동산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장전문가들은 "정부가 9월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법안이 국회에서 계류되면서 시장과 시차가 발생해 정책효과가 반감된 측면이 있었다"면서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협상 타결로 입법 리스크가 해소돼 얼어붙었던 건설주 투자심리 회복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건설주 투자 전략과 관련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건설주를 담으려는 투자자는 대형 종목 위주로, 단기적인 차익 실현을 노리려면 낙폭과대 종목과 부채비율이 낮은 중소형 건설사를 주목해볼 것"을 조언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건설업종지수는 전날보다 1.65% 오른 119.10 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 업종 가운데 비금속광물(2.82%)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전날 여야가 부동산 관련 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건설업종에 속한 대부분 종목이 상승한 결과다. 이날 건설업에 속한 31개 종목(우선주 제외) 중 22개 종목이 올랐고 3곳은 보합, 6곳은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현대산업개발은 전날보다 5.12%(1,950원) 상승한 4만원에 거래를 마쳤고 대우건설(047040)(2.41%), GS건설(006360)(1.50%), 금호산업(002990)(4.32%), 경남기업(000800)(4.32%)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여야는 전날 △분양가 상한제 민간택지에 한해 탄력 적용 △재건축 초과 이익환수제 3년 유예 △재건축 조합원에 대한 주택분양 3채 허용 등의 법안을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법안은 정부와 여당이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추진했던 대표적인 법안이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합의가 부진에 빠진 건설업을 큰 폭으로 반등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그동안 얼어붙었던 투자심리를 회복하는 데 도움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관련 법안이 연내 통과되면 재건축·재개발 시장이 큰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주가 예상되는 대형 건설사를 주목해볼 만하다. 허문욱 KB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남개포 주공 3차·4차 및 대치은마, 압구정 신현대 등 대표 재건축 사업단지의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브랜드파워가 있는 주요 건설사의 수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분양가상한제 탄력운용에 따라 고급형 아파트 공급으로 분양가 인상이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건설사에 긍정적인 재료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대형 건설사의 경우 최근 저유가에 따른 해외 수주 불안 요인이 남아 있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형 종목에 투자할 경우 보유 기간을 6개월 이상 중장기로 설정해 놓고 매수 비중을 늘리라는 얘기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려면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의 건설사처럼 본인의 땅에 아파트를 짓는 중소형 건설사나 최근 들어 낙폭이 큰 업체 중 부채비율이 낮은 종목을 찾는 게 유리하다.
건설주 외에도 건자재와 시멘트 등 부동산 경기 관련주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분양가 상한제 탄력적용은 주택 밸류체인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최근 조정을 겪은 건자재 섹터는 단·장기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접근해볼 만하다"고 봤다. 최근 평균 판매단가(ASP) 상승과 원자재 가격 하락 수혜가 예상되는 건자재 업종에는 KCC(002380)·한샘(009240)·LG하우시스 등이 있다. 부동산 시장 회복으로 주택 건설경기가 살아날 경우 시멘트주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아세아시멘트(183190)(7.87%), 한일시멘트(003300)(5.65%), 현대시멘트(006390)(3.38%), 동양시멘트(038500)(2.08%) 등은 모두 큰폭으로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