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움직이는 힘은 무엇일까? 경기지표·기업이익·유동성·수급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하나의 연결고리로 정리하면 경기개선이 기업이익 증가로 이어지고 그 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투자유인이 늘어나는 것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특성을 가진 유동성은 이러한 기업에 대한 구애현상을 강화시킨다.
증시를 바라볼 때 한 가지 더 유념할 것이 있다. 증권시장에는 많은 정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에 대한 기대나 우려는 주식가격에 선반영되기 쉽다. 따라서 증시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분석할 때는 이러한 기대와 우려가 변화될 가능성을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반기 한국 증시는 여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하다. 중국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기 때문이며 이러한 우려의 핵심은 과도한 부채다. 실제 중국의 부채증가 속도는 이머징 국가 중 가장 빠른 상황이다. 높은 부채는 탄력적인 소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과거 자산가격의 급등은 고금리 대출 수요와 공급을 조장했다. 우려가 불거지고 있는 그림자금융과 자산관리상품(WMP·Wealth Management Product)도 이러한 현상의 부산물이다. 결국 상반기 중국에 대한 우려는 과잉부채와 경기둔화 우려, 그리고 유동성 위험 확대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었다.
하반기에 한국 증시의 중국 족쇄는 점차 풀릴 것이다. 중국 경제가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나 상반기 진행됐던 중국과 관련된 과도한 우려는 일부 해소될 것이다. 이처럼 판단하는 이유는 첫째, 중국 부동산과 관련된 우려가 점차 완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통화 증가율은 부동산 경기를 6개월 정도 선행한다. 통화 증가율은 중국 부동산 경기를 바라보는 바로미터다. 다행히 중국 통화 증가율이 올해 3월을 저점으로 점차 개선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통화 증가율의 부진을 감안한다면 앞으로도 통화 증가율 개선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중국 부동산에 대한 우려가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위안화 약세로 중국 수출경기가 안정될 것으로 판단된다. 올해 위안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위안화 환율의 경우 정부의 영향력이 높다는 점에서 당분간 위안화 약세 추세는 지속될 것이다. 이는 중국의 대외 수출가격 경쟁력을 높일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대중국 중간재 수출도 점차 회복 흐름을 보일 것이다.
셋째, 중국 은행의 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하다는 것이다. 고금리 대출이 다소 높은 것은 사실이나 중국 은행은 수신 비중이 높다. 최근에는 대손충당금을 많이 쌓아 기업 부도에 따른 금융기관 유동성 우려를 완충하고 있다. 아울러 중국 은행의 자산 대비 대외부채 비중은 이머징 국가들에 비해 매우 낮다. 이는 해외자금의 이탈이 중국 은행의 유동성 리스크를 촉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결국 상반기에 중국 경기 및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한국 증시에 커다란 걸림돌이 됐다면 하반기에는 이러한 우려에 대한 내성이 점차 높아질 것이다. 중국 모멘텀 개선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