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평검사와의 공개토론에서 “검찰 상층부를 믿지 않는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언급과 관련, 김각영 총장과 김학재 대검 차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이르면 11일 `검찰 사상 최대의 파격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검찰 상층부의 물갈이를 통한 인적청산이 객관성을 상실할 경우 검찰 내부의 반발이 재연될 조짐이어서 검찰인사위원회 등 공정인사 보장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검찰총장 인사전망= 파격인사에 따른 검찰의 동요를 감안, 후임 검찰총장은 일단 조직 내에서 정해지는 방안이 유력하다. 강금실 법무장관도 10일 “총장은 내부 인사의 신망이 두터운 사람 중에서 선발하겠다”고 말해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실어주었다. 현재 유력한 후보로는 사시 13회 출신 송광수 대구고검장이 꼽히고 있다. 송 고검장은 `정치적 외풍에 연연하지 않는 검사`로 알려져 있으며 강 법무장관도 그의 개혁성을 감안, 최근 고검장급 인사지침에서 대검 차장에 내정하기도 했다. 물론 민변 등 법조계 인사의 전격영입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상 최대 파격ㆍ인사태풍=이번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는 사상 최대의 발탁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송 고검장이 총장으로 임명될 경우 그를 제외한 사시 13회 4명이 관행상 모두 옷을 벗을 전망이다. 해당 인사 중 이미 김학재 대검 차장이 사표를 낸 가운데, 법무부는 사퇴 인사가 예상보다 많을 경우 불가피하게 간부 인사를 11일보다 늦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고검장급이 법무부의 기존 인사지침에서처럼 16회로 내려올 경우 고검장급 8명에 낙점된 인사를 제외한 16회 이상 27명 가운데 19명이 용퇴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의 구상대로 검사장급이 기존 18회에서 22회까지 내려올 경우 인사의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향후 진통 예상=하지만 이번 파격 인사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사시 13회의 김원치 대검 형사부장은 10일 “수긍할 수 없는 인물이 총장으로 선택된다면 결연히 이에 저항할 것이며 검찰청법에 보장된 정년까지 남아있는 치욕을 선택할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허상구ㆍ이옥 등 평검사 대표들도 “인사가 객관적인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이뤄지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해 경우에 따라 또 한번의 집단반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인사가 마무리된 뒤에도 현재 유명무실한 검찰인사위원회를 어떤 방법으로 새로 짜 공정인사를 제도적으로 보장할지에 대해 논란이 분분할 전망이다.
<고광본기자, 김한진기자 kbgo@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