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부시 행정부 대외정책 과정 해부

■부시는 전쟁중 밥 우드워드 지음/따뜻한손 펴냄 한반도에 다시 전쟁이 올 것인가. 9.11 테러로 인한 아프간 전쟁의 상흔이 채 가시지 않은채 미국과 이라크간 전쟁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북한의 핵개발을 문제삼아 연일 긴장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사마 빈 라덴, 물라 오마르를 지나 후세인으로 이어지는 부시의 전쟁 시나리오의 다음 상대는 북한의 김정일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부시의 다음 상대가 김정일이 되고 안되고를 떠나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남북한의 전쟁으로 이어지고 결국 이 지역에 거주하는 한 민족 전체의 위기 상황이 될 것임을 틀림없다. `지피지기(지피지기)면 백전불태(백전불태)`라고 전쟁의 주역들의 행태를 정확히 아는 것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의 재발을 막고 위기를 탈출하는 해법을 도출해 내는 데 필수적인 선결과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최근 발간된 `부시는 전쟁중(Bush at War)`은 한반도의 운명에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언론을 기피하는 미국의 현 대통령 조지 W.부시를 두번이나 인터뷰한 워싱턴 포스트의 편집부국장 밥 우드워드가 지었으며, 한국일보를 거쳐 코리아 타임즈 논설위원으로 있는 김창영씨가 번역했다. 밥 우드워드는 72년 사건기자 시절 닉슨 전대통령 선거캠프의 도청의혹을 폭로해 퓰리처 상을 두번이나 수상하기도 했다. 이번에 나온 `부시는 전쟁중`은 지난 2001년 9월 11일 발생한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공격이후 부시 대통령이 아프간 전쟁에 돌입한 전과정을 기록한 100일간의 다큐멘타리이다. 저자는 이를 위해 50회이상 회의를 열어 가장 중요한 결정을 토의하고 입안한 백악관 상황실의 국가안보위원회 속기록을 열람하고 국무위원, 국방부, 국무부, CIA에서 일하며 정책결정과 집행에 참여한 100여명의 참모들과 관료들을 인터뷰했다. 이 책은 지난해 11월 출간된 이래 `백악관 상황실을 실질적으로 도청한 미국의 극비 전쟁파일(워싱턴포스트)`이라는 평이 나올 정도로 전쟁의 입안과 집행과정에서 부시와 그의 참모들의 발언과 행태가 적나라하게 묘사돼 있다. `부시는 9ㆍ11 테러를 위로하는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중 텍사스의 향수에 젖어 옛날 서부에 붙어 있던 포스터가 갑자기 생각난 듯 “지명수배 생사불문, 지금 내 기분이 바로 이것이오”라고 답했다. 이후 그는 악에 대한 성전을 선포했다.` `파월은 부시가 수사학적 표현에 싫증을 내고 이제는 누군가를 죽이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아챘다. 실제로 부시는 아프간 전쟁 당시 적들의 사망 소식이 들리면 서랍에 든 스코어 보드를 꺼내 이름 위에 X자를 그어 나갔다. 마치 뉴욕 양키즈의 월드 시리즈를 즐기듯.` 여기에는 우리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한 부시의 생각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나는 김정일을 몹시 싫어 한다. 본능적인 반발심을 가지고 있다. 이 친구는 북한 주민들을 굶주리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라는 그의 발언에는 김 위원장에 대한 부시의 해소하기 어려운 적개심이 잘 드러난다. 또한 이 책에는 딕체니, 럼즈펠드 등 강경파에 맞선 콜린 파월 등 온건파의 권력을 둘러 싼 암투과정도 생생히 묘사돼 있다. `파월 국무장관은 아프간 전쟁 과정중 강경파에 밀려 입지가 위축되자 콘돌리자 라이스 안보보좌관에게 주선을 부탁해 부시 대통령과 단둘이 저녁식사를 같이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지 못한 이라크 공격은 재앙을 부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자 공격도 불사해야 한다는 강경파 주장에 더 귀를 기울이던 부시는 이날 회동을 계기로 유엔을 통한 이라크 무장해제 쪽으로 돌아섰다.` 이 밖에 이 책에는 아프간 전쟁 당시 미국 CIA가 반군들에게 7,000만달러의 현금을 뿌렸다는 사실, 미국은 중국과의 표면상의 우호관계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잠재적인 최대의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어 관심을 끈다. <강동호기자 easter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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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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