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G20 서울선언] 심기 불편한 오바마 中기자와 실랑이

■이모저모<br>中·獨·英 정상 장시간 대화 눈길<br>간 日총리는 정상들과 접촉 자제<br>회의장 주변 식당 대부분 문닫아<br>식사시간 되면 편의점 앞 장사진

이명박(왼쪽 세번째) 대통령이 12일 저녁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특별 만찬에서 건배를 하고 있다. /왕태석기자

이틀간의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는 전세계의 핵심 정상들이 모여 가장 중요한 이슈를 논의한 회의인 만큼 다양한 얘깃거리를 낳았다. ○…정상들 간의 불편함은 기자들에게도 이어지는 것일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공식 회의일정을 마친 뒤 30분 이상 기자회견을 했다. 합의 내용은 물론 감세 등 미국 내 민감한 현안에 대한 질문도 나왔지만 무리 없이 답변해 역시 '언변의 달인'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이 과정에서는 오바마 대통령과 중국 기자 간의 실랑이도 있었다. 미국 기자들의 질의가 계속되자 그는 "이제 한국 기자의 질문을 받고 싶다"고 밝혔고 한 동양인 기자가 일어나 영어로 "나는 사실 중국 기자인데 아시아를 대표해서 질문하겠다"고 요청.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얘기한 것처럼 한국 기자의 질문을 먼저 받겠다"며 거부했다. 그러자 중국 기자는 "그럼 한국 기자의 질문을 받아서 내가 대신 질의하면 되겠냐"고 고집을 폈고 오바마 대통령은 "일이 더 꼬이는 군"이라며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각국 정상들은 12일 세션별 회의를 앞두고 삼삼오오 이야기를 나눴다. 최근 유럽과의 공조를 강하게 추진하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등과 긴 시간 동안 대화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반면 간 나오토 일본 총리는 최근 연이은 영토분쟁으로 사이가 껄끄러워진 중국 및 러시아의 정상들과 접촉을 피한 채 다른 정상들과도 환담을 자제하는 모습. 오바마 대통령은 회의에 앞서 후 주석에게 먼저 다가가 살며시 어깨동무를 하기도. 하지만 정상회담의 내용이 신통치 않았는지 두 정상의 제스처에는 다소 어색함이 묻어났다. ○…바쁜 일정에 쫓긴 각국 정상은 대부분 회의가 끝나자마자 출국길에 올랐다. 13~14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후 주석은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서울공항으로 출발했으며 오바마 대통령도 기자회견을 마친 뒤인 오후6시5분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간 총리와 메르켈 총리도 서울공항에서 오후6시 전 출국했으며 인천공항을 이용한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 만모한 싱 인도 총리,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비슷한 시각 한국을 떠났다. 영국과 베트남ㆍ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나라 정상들은 다소 늦은 밤 시간에 출국했다. ○…이날 오후3시30분께 '서울 선언'의 초안이 미리 배부될 것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오자 메인 프레스센터의 기자들은 긴장감에 휩싸였다. 30분 동안 세 차례나 선언문 초안과 관계없는 보도자료를 초안으로 착각하고 국내외 취재기자 수십명이 안내 데스크로 뛰어가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을 시작하자 모든 눈과 귀는 이 대통령에게 집중됐다. 기자들의 보도열기가 다소 진정된 것은 기자회견의 끝난 오후6시께 'G20 SEOUL SUMMIT'이라는 문구 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담소를 나누는 등 한국에서의 추억을 남기는 기자들의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정상회의가 열린 COEX몰은 일부 음식점과 편의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문을 닫아 이틀째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복합 상영관인 메가박스 입구는 굳게 닫혀 있었고 대형 서점 반디앤루니스도 출입구에 영어로 'closed'라는 문구가 쓰인 안내판을 내걸었다.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이탈리아 음식점 등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음식점들도 이틀간 영업을 중단했다. 다만 부대찌개나 분식ㆍ일반 한식 등을 파는 일부 식당은 문을 열고 손님을 맞았다. 식시시간만 되면 COEX 경호에 동원된 경찰관들이 간식거리나 컵라면을 사기 위해 인근의 한 편의점에 몰려들어 줄을 서는 보기드문 장면도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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