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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역사 왜곡을 해외에 알리는 데 우리의 가장 큰 적은 일본 정부가 아니라 우리들의 무관심입니다."
한국 여성 독립운동가 10인의 일대기를 담은 책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 인물 편 1'을 낸 서경덕 성신여대 교양학부 교수는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이 시리즈를 꾸준히 발간하는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한국 홍보 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서 교수는 "세계적인 여론 조성으로 일본 정부를 압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도 잘 모르는 부분을 알리고 특히 젊은 층에 다가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기획한 배경을 설명했다.
서 교수는 지난 2013년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한국사'라는 주제로 독도, 일본군 위안부, 동북공정, 야스쿠니 신사, 약탈 문화재 반환, 독립운동 인물, 독립운동 역사, 한글, 아리랑 등의 키워드를 글로 풀어낸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사 10'을 출간했으며 이 책이 상당한 인기를 끌자 이듬해 한국을 빛낸 인물 10인을 소개한 '당신이 알아야 할 한국인 10'을 냈다. 이번에 낸 책은 '당신이 알아야 할' 시리즈 3탄에 해당한다.
이 책은 최근 영화 '암살'의 흥행으로 주목받은 여성 독립운동가 10인의 일대기를 담았다.
서 교수와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가 손잡고 만든 이 책에는 유관순 열사와 '암살'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남자현 지사를 비롯해 안중근 지사의 어머니인 조마리아 여사, 독립운동가로 활약하다 유 열사의 오빠와 결혼한 조화벽 지사, 임신 7개월의 몸으로 평남도청에 폭탄을 투척한 안경신 지사, 최초의 여성 의병장인 윤희순 지사, 여성 광복군 부대를 이끈 박차정 지사, 평생을 항일 독립 투쟁에 바친 김마리아 여사, 상하이임시정부의 안살림을 도맡은 정정화 지사, 한국 최초의 여성비행사이자 비밀결사대원으로 활약한 권기옥 지사가 등장한다.
서 교수는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영웅의 이야기를 통해 일반인들과 소통할 기회를 만들어보는 것도 의미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인도 하면 마하트마 간디, 미국 하면 에이브러햄 링컨이 떠오르듯 그 나라의 영웅이 국가에 대한 이미지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영웅에 대해 관심이 없지 않느냐"며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은 우리에게 필요한 정신을 알려준다"며 "때마침 영화 '암살'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이런 관심이 지속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책 집필에 참여한 심옥주 한국여성독립운동연구소장은 책에 수록할 인물을 선정한 과정을 소개하며 "유공자 인정을 받은 266분 중 단순히 조력자 역할에 그치지 않고 광복군, 의열 투쟁, 3·1운동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두각을 나타낸 분을 추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1939년 당시 열네 살의 나이로 중국에서 독립운동을 지원한 여성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도 참석해 당시 활약상을 설명했다.
서 교수는 이미 4탄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콘텐츠별로 나눠 10권까지 시리즈로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라면서 "내년일지 내후년일지 모르지만 4탄은 문화재와 관련된 내용으로 해볼까 한다"고 말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