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잇단 결함발견… 뒤늦게 수습/경부고속철 전면 재검토 배경·내용

◎기초조사 없이 추진 출발부터 “무리”/내년 개통 천안∼대전 67% 공정 그쳐/상리·조남 1터널도 붕괴우려 정밀 재조사단군이래 최대 국책사업으로 평가받는 경부고속철도건설사업이 사상 최악의 부실사업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경부고속철 건설계획은 6공 당시 졸속으로 마련한데다 차량선정 이전에 서둘러 착공하는 바람에 부실이 어느정도 예견됐으나 착공이후에도 「부실덩어리」가 끊임없이 삐져나오고 있다. 오는 98년부터 시험운행키로 한 천안∼대전 구간은 개통시기가 1년 남짓 남았으나 설계부실 등으로 현재 67% 공정률에 그치고 있으며, 2000년 개통예정인 서울∼대전 구간은 공정률 8%에 불과하다. 물론 대형국책사업을 추진하다보면 예기치 않는 걸림돌로 사업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경부고속철도는 처음부터 많은 문제를 안고 출발했다. 통과노선과 역사선정 등 복잡한 이해관계를 감안하거나 지질조사 등 충분한 사전검토작업없이 밀어붙이기 식으로 강행하다 이제와서 뒤늦게 사태를 수습하는 상황이다. 서울과 부산을 잇는 총 연장 4백26㎞의 경부고속철도건설은 공기지연과 잦은 설계 및 노선변경 등으로 총사업비가 10조7천억원(93년 기준)에서 15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돼 이 공사는 사상 유례없는 적자공사라는 오점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고속철도공단은 급기야 이같은 사태를 감당치 못할 상황에 이르자 내년 상반기까지 공사비와 공기를 전면 재수정키로 했다. 경부고속철도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공사중단 및 공기지연구간을 알아본다. ◆상리터널=서울기점 40㎞ 지점인 경기도 화성군 봉담면에 위치한 상리터널은 공사도중 터널 하부에 폐갱도가 뒤늦게 발견됨에 따라 붕괴의 우려가 높아 현재 공사가 중단됐다. 이에 따라 고속철도공단은 미국과 스위스의 안전진단업체로 부터 보강공법에 대한 제의서를 받아 평가중이지만, 보강공법으로 안정성 확보가 어려워 공단측은 노선변경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실시, 오는 12월까지 새 노선을 확정할 방침이다. 상리터널은 총 연장 2천2백60m, 높이 11.3m, 폭 13.8m규모로 지난 95년 5월 착공돼 현재 2백98m를 굴착한 상태다. ◆조남1터널=서울기점 21㎞지점인 경기도 시흥시 조남동 소재 터널로 지난 8월 공사착공을 위한 현장조사에서 터널관통지역에 1개의 수직갱과 반경 50m이내에 2개의 수직갱도가 발견돼 붕괴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총 연장 3백10m, 높이 9.7m, 폭 14.2m 규모인 이 터널은 아직까지 공사는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안전성문제로 대한광업진흥공사가 폐갱도에 대한 정밀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대전∼천안 시험선구간=67㎞에 달하는 시험선 구간중 총 6백개에 달하는 교량 상판설계에 대한 중대한 결함이 발견돼 지난해말 부터 교량건설구간에 대한 공사가 전면 중단된 상태다. 교량건설구간은 시험선 전체구간의 40%인 29㎞에 달한다. 시험선구간의 교량 상판설계 결함은 고속철도건설공사를 서둘러 착공하기 위해 차량기종이 채 선정되기도 전에 고속철도 설계완료에 이어 공사에 돌입한데서 비롯됐다. 고속철도공단 공단에 따르면 교량설계는 92년 6월 완료돼 92년 12월부터 시험선 구간이 착공됐지만 고속철도 차량선정은 94년 4월 선정됐으며, 최초 설계로는 TGV의 고속주행시 교량 안전성에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는 것. ◆경주도심통과구간=문화재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당초 계획된 형산강노선(도심통과)이 배제되고 경주시를 우회하는 새노선으로 변경키로 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새노선선정을 위한 조사용역에 착수, 연말까지 새노선을 확정할 예정인데 이로인한 공기지연과 추가부담이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가들은 공기가 3년가량 늦어지고 추가비용도 4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권구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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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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