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맨세션 확산, 해외서 취업 창업 바람

글로벌 경기 침체기 고용시장 신풍속도<br>日, 엄마·딸 돈벌어 아빠 부양<br>유럽 학생들 중국에서 인턴십<br>영국은 자영업자수사상 최고


글로벌 경기둔화로 세계 각국의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고용시장에서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남성을 많이 채용하는 제조ㆍ건설업체들의 잇단 구조조정으로 남성실업이 증가하는 '맨세션(mancession)'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 맨세션은 남자(man)와 침체(recession)를 합친 신조어다. 또 해외 취업시장으로 눈을 돌리거나 창업에 나서는 경우도 급증하고 있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엄마와 딸이 밖에서 돈을 벌어 백수인 아빠와 아들을 부양하는 맨세션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남성 근로자를 주로 고용하는 제조업체들은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면서 일자리를 줄인 반면 여성들이 많이 일하는 서비스 업종에서는 노령인구가 늘면서 신규 채용을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의 워크인스티튜트에 따르면 종사자의 70%가 남성인 제조ㆍ건설산업에서는 최근 10년간 400만개의 일자리가 줄었다. 하지만 취업인구의 74%가 여성인 헬스케어 분야는 최근 3년간 일자리 증가율이 16%를 기록해 전체 산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맨세션은 미국ㆍ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 2007년 이후 일자리를 잃은 1,100만명 가운데 남성이 3분의2를 차지했다. 유럽에서는 2000년 이후 새로 생긴 일자리의 75%를 여성이 차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2000년 회원국 평균 남성 실업률(5.8%)이 여성(6.8%)보다 낮았으나 지난해에는 남성(8.5%)이 여성(8.1%)보다 실업률이 더 높아졌다. 자국 내에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지자 해외취업에 나서는 이들도 늘고 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 유럽 학생들이 인턴십 자리를 찾아 중국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제학생단체인 AIESEC의 영국 옥스퍼드대 지부는 지난해 중국으로 학생 70명을 보냈다. 유럽 경제가 흔들리면서 그리스ㆍ스페인 등 일부 국가의 청년 실업률이 40%를 넘어설 정도로 고용시장이 악화된 데 비해 경제성장을 지속하는 중국 등에서는 채용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최근 일본 내 급여수준은 제자리걸음인 반면 중국ㆍ싱가포르 등의 임금수준이 올라가면서 고소득 직장인들조차 해외취업을 희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제조업체 10년차 이상의 기본급여가 최근 2년 사이 37% 올랐으며 일본보다 더 높은 생활수준을 누릴 수 있어 취업 선호국가로 꼽힌다. 영국에서는 실업자 꼬리표를 떼기 위한 창업 붐이 일면서 전체 자영업자 수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27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0월 현재 영국의 자영업자 수가 전년동기 대비 4% 증가한 413만8,000명으로 역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금융조사기관 바클레이스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 새로 설립된 기업체는 75년 만의 최고치인 48만개로 집계됐다. 바클레이스의 중소기업 담당 애널리스트인 리처드 로버츠는 "경기불황이 지속되는데다 자영업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면서 창업자 수가 크게 늘고 있다"면서 "그러나 상당수 신생기업들은 살아남지 못하고 금방 도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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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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