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실업.부도율 급락은 계절적요인.투자위축 탓
>>관련기사
4월들어 실업자수와 부도업체수가 함께 크게 줄어들면서 경기 회복국면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전망조사(CSI) , 기업 경기전망조사(BSI) 결과 등 심리지표도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각종 이유를 들어 본격적인 경기호전으로 보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조심스럽게 밝히고 있다.
우리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수출회복세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고 있고 ▲ 생산, 투자의 침체 지속 ▲ 기업부문의 막대한 잠재부실 ▲ 하반기 회사채 대규모 만기도래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 재연가능성 등이 우리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는 심리'라는 말이 있듯이 경제주체들의 경기회복 심리가 확산되면서 소비가 늘고 있고 기업들의 경기회복 기대에 따른 투자ㆍ생산확대 가능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 실제 경기회복되나
호전되고 있는 경기전망조사결과(한은 제조업 업황 BSI와 통계청 4월 소비자전망조사결과)에 뒤이어 실업률, 부도율 급락에 따라 경기회복이 실제 가시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은이 17일 발표한 '최근 지방 금융경제동향'에서도 이 같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2ㆍ4분기 경기전망을 묻는 제조업 업황 BSI 결과 92를 기록, 지난 분기 기대치인 61에 비해 무려 31포인트 폭등했다.
그러나 실제 실업률, 부도율 급락을 해석하는 시각은 이 같은 예상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4월 실업률이 떨어진 가장 큰 이유는 농번기를 맞아 농림어업 부문의 취업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건설공사기를 맞아 건설 취업자가 늘었고 사업ㆍ개인ㆍ공공서비스업도 크게 증가했다.
농림어업 부문 취업자는 3월에 비해 무려 19.8% 늘었고 건설 취업자와 사업ㆍ개인ㆍ공공서비스업도 각각 5.2%, 2.9% 증가했다. 그러나 본격적인 경기회복을 시사할 제조업 부문의 종사자 수는 0.9% 증가에 그쳤다. 결국 계절적 요인에 따른 실업자 감소가 가장 큰 이유였다.
한편 부도율이 떨어진 이유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경기호전의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기업들이 무리한 투자를 하지 않으면서 기업의 자금수요가 크게 줄었고 금융시장 여건이 호전되면서 은행외에 회사채등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이 개발돼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해석했다.
제조업 업황 BSI결과에 대해서도 한은은 경남(101)을 제외하고는 아직 전망치가 기준(100)에 미달하고 있어 본격적인 경기회복으로 기대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4ㆍ4분기 이후의 경기하강세는 완화되는 것으로 해석했다.
결국 심리적 요인과 계절적 요인에 따라 경기호전 기대는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실물경기 지수로 확인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 수출회복이 최대 관건
문제는 하반기 경기회복 전망에 온갖 암초가 가득 하다는 점이다. 가장 큰 요인은 우리 경제의 견인차인 수출 회복세가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수출규모(통관기준)는 지난해 10월이래로 절대규모가 줄고 있다. 특히 수출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우리의 교역조건도 악화돼 이를 반영할 경우 실제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는 실질 구매력 기준의 수익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의 수출에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정보통신(IT)부문, 특히 반도체(전체 수출액중 15.1%)의 향후 가격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기업의 생산과 투자가 본격 회복되기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잔뜩 움추린채 향후 경기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장가동률 역시 지난 4ㆍ4분기이후 지속적으로 70%대에서 멈춰서 있다.
막대한 규모의 기업 잠재부실과 하반기 대규모 회사채 만기도래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가능성도 커다란 암초이다.
안의식기자
전용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