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독 콜 총리 집권기민당 총리후보 피선/유럽통화동맹 실현 길열렸다

◎5연속집권 영광 앞엔 경제사정 극도로 악화/지지 하락세 걸림돌도헬무트 콜 독일 총리가 13일 집권 기민당(CDU) 전당대회에서 총리후보로 선출됐다. 이로써 최근 몇달간 사임설까지 나돌며 최대 위기를 맞이했던 콜은 다시 한번 자신의 정치인생에서 최대의 꿈인 유럽통화동맹(EMU)을 실현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내년 9월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독일 역사상 최장기인 5연속 집권 총리의 영광도 갖게 된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지난 수개월 콜 총리는 국민 지지도 하락, 전후 최고 수준인 실업자수(4백40만명) 등 최악의 경제여건으로 집권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EMU 가입에 필요한 조건도 충족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이내로 맞춰야 하지만 독일은 현재 3.5%에 이르는 수준. 긴축정책을 펴 국고수입을 늘려야 하지만 실업률이 12%를 넘고 있어 여의치 않다. 유럽통합의 강력한 추진역으로서 EMU에 정치적 생명을 걸고 있는 콜로서는 곤혹스런 상황이다. 최근엔 당내 지지기반까지 흔들리고 있다. 당내 소장파들이 지도부의 경제·사회 개혁 실패를 거론하면서 콜에게 당수직 포기와 세대교체를 요구하고 나선 것. 콜이 총리후보로 확정되면서 당내 갈등은 가라앉은 듯 하지만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콜의 연립정부의 지지율이 지난 82년 출범한 이후 최악인 37%를 기록하면서 38%인 야당 사민당(SPD)에 밀린 것도 콜에 대한 독일국민들의 신뢰가 예전같지않음을 보여주고있다. 벌써부터 SPD의 강력한 총리후보로 거론되는 게하르트 슈뢰더 로어 색소니주 총리가 고실업 해결 정책을 들고 나오며 콜 총리에 강력히 도전하고있는 실정이다. 콜은 이를 의식, 총리후보 수락연설에서 슈뢰더야말로 로어 색소니주를 경제파탄으로 몰고 간 주범이라면서 경제사정을 감안, EMU를 연기할 수도 있다는 야당의 주장에「기회주의자」라고 비난했다. 콜은 경제개혁과 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겠다며 EMU가입 반대 여론을 설득하고 있다. 마침 독일 경제가 오랜 침체를 벗어나 본격적인 상승궤도에 진입하고 있다는 독일 경제연구소들의 한결같은 전망은 콜의 EMU를 향한 앞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들 연구소들은 올해 독일 마르크화 약세에 따른 수출증가와 투자확대에 힙입어 독일의 경제성장률을 당초 2.25%에서 3%까지 상향조정하고 있다. 총리후보로 선출되어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은 콜이 유럽통합을 일궈내며 역사장 최장기 집권 총리가 될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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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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