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은 펀드시장의 새역사가 시작된 해로 기록될 만하다. 펀드시장의 양적성장이 무엇보다 눈에 띈다. 유수민 현대증권 연구원은 2007년 펀드시장을 “저금리로 인한 은행예금 이탈과 위험자산 선호현상이 맞물리면서 적립식 펀드를 통한 투자문화가 대중화된 해”라고 평가했다. 이 같은 펀드투자의 저변확대는 국내외적으로 고르게 이뤄졌다. 국내적으로는 주식형펀드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고 국외적으로는 해외펀드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올 한해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46조원에서 113조원(12월21일 기준)으로 66조원(144%)이 증가했다. 재투자분을 제외한 주식형펀드로의 실질자금 유입금액만 5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에서 13조원은 국내투자 주식형펀드로, 37조원은 해외투자 주식형펀드로 들어간 것으로 집계됐다. 2007년 큰 폭으로 성장한 펀드시장은 보다 높은 질적 성장을 위해 풀어야 할 숙제도 남겼다. 특정펀드로의 쏠림현상이 첫손에 꼽힌다. 진미경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 센터장은 “올해 펀드시장을 돌이켜보면 중국펀드 질주ㆍ미래에셋증권 돌풍 등 쏠림현상이 어느 때 보다 두드러졌다”면서 “하지만 쏠림현상은 펀드에 거품을 만들고 양극화를 조장한다는 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러한 쏠림현상을 유도했던 수익률 환상 및 펀드투자 단기화 등도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진 센터장은 “수익률 100%를 넘기는 펀드가 다수 출현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수익률 환상이 일어났지만 수익률은 연 20%만 되어도 훌륭하다”며 “단기수익률에 동요하는 펀드풍토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07년 펀드시장은 투자자들에게 비교적 만족할 만한 투자수익을 가져다 준 한해로 평가된다. 특히 국내주식형펀드와 이머징마켓펀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는 연초 대비 35.26%(12월21일 기준)의 누적수익률을 기록, 유형별 기준으로 가장 우수한 성적을 달성했다. 이어 해외주식형펀드가 29.53%로 뒤를 이었고 보수적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식혼합형 펀드와 채권혼합형 펀드는 각각 18.31%, 11.0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역별로 보면 인도ㆍ중국 등 이머징마켓 대상 펀드들이 수익률 상위권에 대거 포진했다. 인도펀드가 연초대비 55.40%의 수익률로 수위를 차지한 것을 필두로 올해 최고의 히트상품인 중국펀드와 ‘포스트 차이나’로 각광 받고 있는 브릭스펀드는 각각 54.64%, 46.53%의 수익률로 ‘빅3’를 형성했다. 이들 펀드들이 고수익을 안겨주면서 투자자의 얼굴에 웃음꽃을 피운 것과 달리 상승장에서 소외된 ‘왕따펀드’들도 있었다. 대표적인 게 일본펀드와 해외리츠재간접펀드다. 두 펀드는 각각 연초대비 마이너스 11.52%, 마이너스 11.85%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연초에 가장 큰 각광을 받았던 일본펀드의 몰락은 주목할 만하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일본주식시장의 부진은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던 소비부진 및 수출주 등이 예상 밖으로 악화된 데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이나 엔캐리트레이드 등 대외적인 변수에 대처가 취약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외리츠재간접펀드는 2006년 부진한 국내주식시장 대비 해외리츠재간접펀드가 25.4%의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올해 중반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을 시작으로 리츠의 가격이 급락하기 시작했다”며 “7월 중순에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한 주택경기 침체 및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부실 여파로 리츠 섹터가 더욱 악화됐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