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올 엘니뇨,1997년 슈퍼 엘니뇨에 버금가"

나사 "세계 기상이변 몸살" 경고

자연재해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엘니뇨(적도 해수면 온도 상승)가 지난 1997년 사상 최악의 '슈퍼 엘니뇨'에 버금가는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경고했다. 나사는 최근 태평양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올해 엘니뇨가 "역대 가장 강력한 1997년 12월의 엘니뇨와 놀라울 만큼 유사하다"며 "약화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3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엘니뇨는 통상 연말에 정점을 찍은 후 이듬해 봄까지 이어지며 길게는 12개월간 지속된다. 새해에도 엘니뇨 현상으로 지구촌이 몸살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올해 엘니뇨는 태평양 중앙의 따뜻한 해수가 북미와 남미 방향으로 향하면서 세력을 키우고 있다. 올해 이재민 15만여명이 발생한 파라과이·아르헨티나·우루과이·브라질 등 남미의 대홍수가 엘니뇨와 관련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 발생한 홍수의 원인도 엘니뇨로 분석된다. 영국에서는 폭풍 '에바'가 발생해 큰 피해를 입힌 데 이어 폭풍 '프랭크'가 덮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잉글랜드 북부와 스코틀랜드·북아일랜드 등 영국 중북부에서는 수백 가구가 폭풍을 피해 대피한 상태다.

미국은 토네이도와 폭풍으로 강이 범람해 미주리주에서 13명이 사망하는 등 사상 최악의 홍수 위기에 직면해 있다. CNN방송에 따르면 중부지역 400개 강이 홍수 수위를 넘어섰고 45개는 대홍수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미국 기상청이 전했다. 특히 체스터시를 휘감은 미시시피강의 수위는 15m로 경계 수위를 훌쩍 넘은 상태다. 기상청은 30~31일 수위가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비상사태를 선포한 제이 닉슨 미주리주지사는 "강물이 이렇게 불어난 것을 보지 못했다"면서 "미시시피강이 범람한 1993년 대홍수의 재해기록을 넘어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주리주를 필두로 홍수경보 발령으로 집을 떠난 이재민은 미국 전역에서 1,700만명에 이른다. 미국에서는 지난주에만도 최소 69차례의 토네이도가 발생해 평년(24차례)의 3배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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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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