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30대그룹 상반기 경영실적·하반기계획 분석

◎구조조정 성공기업들 견실 성장세「수출비중이 높고 구조조정에 성공한 그룹은 견실성장 ▲내수비중이 높은 그룹은 성장둔화 ▲투자는 당초 계획보다 축소 ▲경기는 4·4분기 본격 회복」. 30대그룹 기조실장들을 통해 조사분석한 상반기 경영실적과 하반기 경영계획의 특징이다. 상반기 실적을 보면 그룹매출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정보통신 등 유망사업을 갖고 있는 LG·대우(25% 성장), 선경(33%), 한나(32.8%)등이 높은 매출신장세를 보였다. 또 지난해 기업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덩치를 키운 한솔(30·7%), 거평(35%)등의 성장도 두드러졌다. 이에비해 내수의존도가 높은 두산, 미원 등은 매출신장률이 10%대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매출이 전반적으로 호전되면서 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늘어난게 올해 경영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장기불황속에서도 매출과 이익이 예상밖의 성장세를 보인 것은 ▲구조조정 등 경영체질의 개선 ▲엔고의 도래 등 외부여건 호전이 겹쳐 수출경쟁력 등이 회복됐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손익측면에서는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던 두산 미원 강원산업 등이 올 상반기에 흑자로 돌아서 눈길을 끌었다. 이는 한계사업을 발빠르게 정리하고, 경영혁신과 경비절감등을 통해 지출을 최대한 줄이는 등 구조조정의 약효가 먹히면서 불황터널을 빠져나오는 청신호로 보인다. 그러나 투자는 당초 계획보다 줄인 그룹들이 많았다. 상반기중 당초 계획보다 투자를 늘린 그룹은 삼성 선경 한진 아남 미원 등 5개에 불과했으며, 하반기에도 연초에 세웠던 목표에 비해 확대하겠다는 그룹보다 축소하겠다는 그룹이 많았다. 기업들의 투자가 보통 상반기와 하반기에 4대 6의 비율로 이루어지는 점에 비추어 볼 때 30대그룹의 이같은 축소지향 투자는 성장잠재력을 위축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주요 그룹들이 이처럼 보수적인 투자계획을 짜는 것은 고비용 저효율구조가 당장 개선되기 어렵고, 노사관계도 불투명한데다 오는 12월 대선정국 등이 겹치면서 경기회복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전망한데 근거하고 있다. 우리경제의 최대 관심사인 경기회복시기와 관련, 전체 응답그룹(20개)의 절반이 3·4분기를 바닥으로 지적, 4·4분기 부터 본격적인 회복국면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4·4분기에 저점을 기록할 것이라고 응답한 그룹은 35%, 내년으로 전망한 곳은 15%였다. 그룹 규모별 경영상황은 다음과 같다. ◎5대그룹­현대등 5대그룹 매출 두자릿수 성장/대선정국·경기회복 불투명 등 걸림돌도/하반기 엔고등 활용 수출확대에 총력 상반기 매출액을 보면 삼성(10.8% 증가) 현대(12%증가) LG(25%) 대우(25%) 선경(33%)이 두자릿수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현대는 7.7%로 소폭 성장했다. 수출은 5대그룹 모두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상반기 1백4억달러에서 하반기 1백26억달러로 연간 2백26억달러를 달성키로 했으며, 현대는 75억달러에서 95억달러로 소폭 늘릴 방침이다. LG는 하반기에 14억달러, 대우는 30억달러씩 수출을 늘리기로 했다. 이들은 다시 찾아온 엔고호기를 최대한 활용, 공격적인 해외마케팅을 전개하면서 하반기 수출물량을 늘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은 엔화가 강보합세로 반전되고, 반도체경기가 소폭 회복되면서 상반기 41조원, 수출 1백4억달러로 연초 세운 계획을 달성했다. 이같은 목표달성은 강력한 구조조정과 경비절감, 생산성향상운동(내가 먼저 캠페인)등을 전개한 것이 성과를 보았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반기에는 당초 경영목표를 수정하지 않고, 견실경영기조를 유지하고, 수출은 엔고 등에 따른 해외시장 여건 개선으로 10%이상 늘리기로 했다. 그러나 투자는 상반기보다 1조원 줄어든 4조원을 책정, 하반기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현대는 주력인 자동차 반도체 조선 등의 경기침체로 상반기 그룹매출이 37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2%성장 했으나 연간 목표치의 45% 달성에 그쳤다. 그러나 하반기엔 자동차 및 조선 유화 등 주력품목의 공격적인 경영으로 매출 및 수출목표를 상향조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반도체경기의 본격적인 회복이 불투명하고, 자동차내수시장도 부진한 점이 목표달성의 변수가 되고 있다. LG는 사업구조조정과 주력분야인 화학 전자 정보통신의 전반적인 회복에 힘입어 상반기 37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려 25%의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수출은 목표대비 95%인 43억달러를 기록했으며, 하반기에는 이보다 14억달러 많은 57억달러를 올려 연간 1백억달러를 달성하고, 투자는 상반기와 같은 수준인 4조2천5백억원을 집행하기로 하는 등 내실경영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대우그룹은 세계경영의 성과가 가시화하면서 상반기 매출이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30조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반기순익은 세계경영을 위한 투자확대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다. 수출은 상반기 65억달러를 올린 데 이어 하반기엔 95억달러로 30억달러 늘려 연간 목표인 1백6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대우는 내수부진속에서도 자동차 전자 조선 통신 등의 수출호조로 이같은 경영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경영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신차종의 연속 판매로 내수시장점유율이 상승하고 ▲엔고 등으로 신시장개척과 틈새시장 공략이 성과를 보이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한편 선경은 SK텔레콤의 계열사 편입과 유화수출의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 외형에서 33% 증가한 20조원을 올렸다. 비용절감과 구조조정 등도 매출증대의 주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투자는 상반기와 같은 규모인 2조5천억원을 하반기에 집행하는 등 연초의 견실경영기조를 지속적으로 다져가기로 했다. ◎6∼10대그룹­쌍용·한화등 정유·건설호조로 목표달성 무난 쌍룡, 한진, 기아, 한화 등의 경영성적은 비교적 좋았다. 쌍용은 자동차의 부진속에서도 정유와 건설, 시멘트의 호조에 힘입어 상반기13조원의 매출액을 달성,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0%가 늘어났다. 수출은 22억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오히려 줄었다. 쌍용은 하반기에도 정유 및 건설의 호조세가 이어지고 고급 승용차인 체어맨이 새로 출시되는 등 호재가 많아 올해 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진은 항공화물 수요증가와 대형 컨테이너선 건조, 국내 건설시장 확대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보다 21%가 늘어난 5조6천억원의 매출액을 달성했다. 한진은 그러나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이 큰 폭의 약세를 보여 외화차입금에 대한 평가손실이 커 손익은 크게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출은 3억6천만달러로 계획을 초과달성했다. 기아는 자동차시장의 부진에도불구 승용차 수출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대비 16.8%의 견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수출은 20억달러를 기록했다. 기아는 하반기에 신차를 대거 출시할 예정이고 수출드라이브가 가속화돼 목표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화는 석유화학부문의 예상밖의 호조와 정유, 건설, 무역, 정보통신 등이 고른 호조를 보여 25.6%의 높은 신장율을 기록했다. 한화는 이같은 호조에 힙입어 경영계획을 전면수정, 연말 매출목표를 11조5천억원에서 12조3천억원으로 늘려잡았다. 그러나 수익성 개선을 위해 투자는 당초 1조5천억원에서 1조3천억원으로 줄여잡았다. ◎11대이하그룹­한라·한솔·거평·강원산업 성장세 뚜렷/두산 적자사업정리후 그룹전체 흑자로 대부분의 그룹들이 10∼32.8%의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는 등 비교적 견실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중에서도 한라 한솔 거평 강원산업 등의 성장세가 특히 두드러졌다. 이들 그룹의 상반기 매출신장률은 30%이상에 달한다. 수출주도형 사업구조와 구조조정, 신규사업확대등이 가시적 성과를 나타내면서 매출호조로 이어졌다는 것이 이들 그룹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해태·뉴코아등도 20%대의 신장세를 기록하는 매출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그룹의 경영실적중 특별히 주목을 끄는 그룹은 두산. 적자사업의 과감한 정리등을 통해 지난 상반기중에는 그룹전체적으로 흑자체제를 구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상반기 9백3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4백50억원가량의 흑자를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원·강원산업등도 적자에서 흑자로 돌어선 케이스. 미원은 1백억원 적자에서 4백50억원 흑자, 강원산업은 56억원적자에서 2백77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이들 그룹의 지난 상반기중 투자는 신규투자를 가능한 억제하는 내실경영의 영향으로로 당초계획보다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아남·미원등 2개그룹만이 상반기에 당초목표보다 다소 많은 투자를 집행했을 뿐 나머지 그룹은 모두 연초계획보다 줄어 들었다. 이들은 하반기에도 이같은 투자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대림·아남·미원등 3개그룹만이 당초계획보다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방침을 밝히고 있다. 이들중 대다수가 경기저점을 3·4분기로 보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수출이 더욱 늘어나면서 활기를 띨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효성·금호·한솔, 코오롱·거평등이 하반기 수출예상치를 상반기보다 크게 늘려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효성은 상반기 15억달러어치를 수출해 목표대비 98.5% 달성에 그쳤으나 하반기에는 엔고등의 영향으로 17억5천만달러이상의 수출이 가능, 연간 목표인 33억달러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민병호·이의춘·이용택 기자> ◎설문에 응답해주신분들 삼성 이학수 비서실사장 현대 박세용 종합조정실사장 LG 이문호 회장실사장 대우 박룡근 비서실사장 선경 손길승 경영기획실부회장 쌍용 김덕환 종합조정실사장 한진 이태원 경영조정실사장 기아 이기호 기획조정실사장 한화 옥종석 비서실부사장 금호 최행주 회장부속실부사장 한라 박성석 기획조정실부회장 동아 이종훈 기획조정실부회장 두산 박용만 기획조정실부사장 대림 하진태 기획조정실상무 한솔 김도연 사무국부사장 효성 김인환 종합조정실사장 코오롱 송대평 기획조정실사장 동부 한신혁 경영조정본부사장 동양 박중진 기획조정실부사장 해태 정기주 종합조정실사장 뉴코아 송영언 기획조정실사장 아남 김규현 기획조정실전무 거평 나선주 기획조정실사장 미원 정영준 비서실전무 강원산업 유세용 기획조정실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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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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