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금융시장 촉각

신흥부유국등 2,330兆원 국영펀드 향방<br>투자패턴 '고수익 고위험' 자산으로 전환조짐에<br>경험 없고 운용내역도 공개 안해 불투명성 가중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신흥 부유국가들이 풍부한 외환보유액을 어떻게 투자할지에 국제 금융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투자공사(KIC)를 비롯해 아시아국가들의 국영투자회사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투자한 경험이 없는데다 이들 조직의 활동이 공개되지 않아 글로벌 시장의 불투명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최근 중국의 블랙스톤에 대한 30억달러의 투자도 아시아 국가들의 보유외환의 새로운 국제 금융투자의 서막이라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5일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부터 노르웨이까지 석유 수출과 무역흑자로 천문학적 규모의 외환보유고를 쌓은 신흥국가들이 이를 운용할 국영펀드(sovereign wealth funds)를 잇따라 설립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1조2,000억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외환보유고의 일부를 보다 공격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올해말 중국투자공사(CIC)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초기 3,000억달러 정도로 운용하고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이 정도면 지금까지 역대 최대로 알려진 미국의 마샬플랜(1,000억달러)보다 훨씬 큰 규모다. 한국도 2005년 한국투자공사를 설립했고 일본도 싱가포르의 테마섹을 모델로 한 투자공사 설립을 검토중이다. 전세계 공영펀드의 규모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3월 국가가 운영하는 공영펀드의 규모가 2조5,000억달러로 전세계 외환 보유고의 절반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원화로 환산하면 2,330조원 규모며 지난해 한국 국내총생산액(GDP) 848조원의 세배에 가까운 수준이다. 또 약 2조달러로 추산되는 국제 금융시장의 사적 헤지펀드의 규모를 이미 뛰어 넘은 것이다. 투자규모가 커짐에 따라 투자 패턴의 변화도 뒤따르고 있다. 해외 투자 확대에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중국은 기존에는 미 재무부 채권처럼 안정적인 자산을 선호했으나 최근 블랙스톤 투자에서 보여지듯 주식, 펀드 등 다소 위험이 있어도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자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변화가 신흥시장의 자산구성과 글로벌 유동성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국영펀드의 투명성이 결여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노르웨이의 정부 연금펀드를 제외하고는 공영펀드 가운데 운용내역을 공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3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아부다비 투자공사는 8,750억달러를 운용하고 있지만 운용내역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운용 경험이 별로 없는 새로운 공영펀드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시스템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IMF는 최근 공공기관들이 세계 금융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에 대해 경계심을 나타내고, "어느 기관 하나라도 갑작스럽게 포트폴리오를 변경할 경우 특정 자산 가격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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