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김인영 특파원】 아시아·라틴 아메리카·동유럽 등 이머징 마켓을 전문으로 하는 월가의 펀드 매니저들이 연말을 앞두고 줄초상을 당하고 있다. 뉴욕의 은행·증권사·투자회사들은 이머징 마켓에서 큰 손해를 보자, 담당 부서를 없애거나 담당 조직을 축소하고 관련 인원을 대거 해고하고 있다.
미국 금융기관들은 수익을 많이 낸 직원에게 두둑한 보너스를 주고, 손해를 볼 경우 해고하는 것이 관행이다. 따라서 잘 나가던 이머징 마켓전문가도 요즘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기 일쑤다.
두뇌인력 알선업체인 헤드 헌터들에게는 직장에서 쫓겨난 이머징마켓 담당자들의 지원서가 쇄도하고 있다.
월가의 투자회사인 도널드슨, 루프킨 & 젠릿(DLJ)은 지난 95년 뱅커스 트러스트에서 이머징마켓 담당자로 있던 닐 알렌씨를 스카웃, 사장으로 앉혔다. 그러나 DLJ는 최근 이머징마켓 조직을 폐쇄하면서 알렌씨와 그 밑에서 일하던 19명의 직원도 해고했다.
모건 스탠리의 이머징마켓 담당 전무인 폴 개파리씨도 직장을 떠났고, 뱅크아메리카의 이머징마켓 펀드 최고 책임자였던 로버트슨 스티븐스씨도 자리를 떠야 했다. 투자은행인 뱅커스 트러스트는 이달에 모스크바 지사를 폐쇄하고, 멕시코 지사의 인원을 40명에서 8명으로 줄였다.
미국 최대 증권사인 메릴린치는 최근 아시아에 파견된 요원 150명을 잘랐는데, 자카르타 지사의 경우 인력을 1년전보다 3분의1로 줄였다. 메릴린치는 아시아 시장의 잠재력을 감안, 아시아 담당자를 전원 해고하지 않았으나, 당분간 과거와 같은 방대한 조직을 운영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리퍼 서비스에 따르면 아시아에 대한 뮤추얼 펀드의 투자 규모는 96년말 100억 달러를 피크를 이루었으나, 지난 9월 30일 현재 26억 달러로 급감했다. 전체 이머징마켓 펀드의 규모는 97년 9월 240억 달러에 이르렀으나, 1년후인 지난 9월 절반 수준인 120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이머징 마켓 전문 펀드의 군살빼기는 처절하다. 바하마에 본사를 두고 있는 템플턴 펀드의 경우 아열대 기후임에도 불구, 아시아 개장시간인 저녁에 에어컨을 껐으며, 이면지 사용운동마저 벌이고 있다.
헤지 펀드에서도 이머징 마켓 담당자들은 학살 대상이다. 롱 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는 직원 33명을 해고하면서 이머징 마켓 담당자들을 타깃으로 했고, 조지 소로스도 이머징 마켓 펀드를 폐쇄했다.
이머징 마켓, 특히 아시아는 90년대 들어 고도성장을 하는 바람에 미국의 투자회사들이 연간 70% 이상의 수익을 내는 투자처였다. 이머징마켓 전문가들은 미국 명문대 출신의 두뇌들이 대거 지원하면서 각광을 받았으나, 지난해 이후부터 연이어 투자에 실패하면서 시장에서 축출당하는 운명에 처했다.
그러나 이머징 마켓 펀드 중에서 재기에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한국 투자 전문 펀드인 코리아 펀드는 지난해 세계적 부호인 존 테플턴경과 미국 서부의 금융가 윌리엄 햄브레히트씨의 자금 지원으로 올들어 활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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