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접대비 실명제 손질할까

`경제 구하기`에 나선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접대비 실명제를 도입한 이용섭 국세청장을 강도높게 질책해 이 제도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50만원이상 접대시 상대방의 신분과 접대목적 등을 기록ㆍ보관하도록 한 접대비 실명제가 손질 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이 부총리는 오는 16일 국세청에서 열리는 전국 세무관서장 회의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 자리에서 어떤 식으로든 보고 또는 논의가 있지 않을까 관측된다. 이 부총리는 지난 11일 취임 후 외청장과 1급 간부 등이 가진 저녁 식사자리에서 접대비 실명제의 문제점을 거론하면서 이용섭 국세청장을 크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 부총리는 “이런 제도는 100만~200만원이상부터 실시한 뒤 성과를 봐가며 점차적으로 줄여 나가야 한다”며 “의도는 좋을지 몰라도 시기적으로는 적절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이 부총리의 질타가 갖는 의미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된다. 내수부진이 극심한 터에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았다는 것과 편법을 야기시킬 뿐 제도의 실효성이 없지 않느냐는 지적이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 부총리가 야인시절부터 접대비 실명제의 문제점에 대해 많이 파악하고 있는 것 같았다”며 “정책이라는 것은 잘 지켜져야 하는데 좋은 취지와는 달리 편법을 양산하기만 하고 실효성이 없다는 질책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반면 국세청 관계자는 “접대비 제도에 대해 문제가 있다면 부총리가 제도개선방향 등에 대해 정식으로 보고하라고 하지 않았겠느냐”며 “저녁을 함께 먹는 가벼운 자리에서 문제제기 정도가 아니었겠느냐”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어쨌든 이 부총리가 접대비 실명제의 문제점을 거론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최근 불거진 논란을 더욱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백화점 등 접대비실명제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계는 실명제가 최근 가뜩이나 어려운 유통업계의 매출을 더욱 감소시켰다며 제도개선을 촉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상의도 적용대상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현실화해 달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재계는 무엇보다도 접대목적이나 접대상대방 등을 기록ㆍ보관할 경우 거래선 노출ㆍ사업기밀누설 등의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보완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이 부총리의 질책으로 제도개선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되지만 접대비 실명제가 단기간에 완화되거나 폐지되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일단 우세하다. 시행한지 2개월도 채 지나지 않은데다 접대비 제도는 국세청이 세정개혁 차원에서 시민단체와 공동으로 마련한 제도여서 만약 제도를 손질할 경우 개혁 후퇴 논란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취임 축하 蘭 공매 불우이웃돕기 성금 마련 취임후 파격행보를 계속하고 있는 이헌재 경제부총리가 13일에는 취임축하인사로 받은 10만원 이상의 난(蘭)화분 30여개를 공매에 부치고 판매대금을 불우이웃돕기성금으로 마련해 또 화제다. 이 부총리는 각계 각층에서 취임축하인사로 받은 10만원 이상의 난(蘭) 화분 30여개를 공매에 부칠 것을 느닷없이 지시, 직원들이 이날 오전 9시께부터 과천 정부종합청사 1동 1층 로비에 난을 진열해 놓고 무조건 개당 2만원씩에 판매했다. 난은 진열된 지 불과 10여분 만에 팔렸고, 60여만원의 성금이 마련됐다. 이에 앞서 이 부총리는 취임 당일인 지난 11일 오후 확대간부회에서 서열에 따라 자리를 지정하지 말고 오는 순서대로 앉도록 지시했는가 하면, 평일 근무때도 노타이차림도 허용했다. 특히 그는 간부회의를 통해 필요하다면 사무관이 직접 장관실로 와서 직보할 것까지 주문해 국장급 이상 간부들을 긴장케하고 있다. 국장급의 한 간부는 “지난해 말부터 김진표 전임 부총리의 총선 출마설로 뒤숭숭해 일손이 안 잡혔던 게 솔직한 심정이었으나 이 부총리의 취임후 초임 사무관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권구찬기자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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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구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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