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e비즈 선도
'환상의 투톱 체제'
SK그룹의 '최태원(42) SK㈜ 회장-손길승(62) 그룹 회장'에 대한 재계의 부러움 어린 평가다. 두 사람은 오너와 전문경영인, 패기와 경륜, 역할분담 등의 절묘한 조화를 토대로 재계랭킹 3위의 SK그룹을 매끄럽게 끌어가고 있다.
그룹 전반의 경영은 같이 챙기면서도 손 회장은 대외활동에, 최 회장은 신규사업 등 내부업무에 치중하는 편.
이런 투톱 체제는 여러가지 경영환경 때문에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최 회장의 활동반경이 점점 넓어질 것이라는 게 그룹 안팎의 지배적인 전망이다.
그가 선진 경영기법의 현장도입, e비즈니스 등 정보기술(IT) 산업에 큰 관심을 갖고 이를 정력적으로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미국 시카고대에서 경제학박사 과정을 마친 후 실리콘밸리에서 비즈니스 개발업무를 담당한 적이 있는 최 회장은 지난 94년부터 그룹 경영기획실에서 사내정보화에 앞장서왔다.
아버지인 최종현 회장이 타계한 후 경영권을 이어받은 그는 오프라인에 온라인을 접목한 신규사업에의 진출과 기존사업의 수익성 확대에 뛰어난 능력을 발휘했다.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중고차 매매중개 서비스 '엔카', 고객만족 차원을 넘어 고객행복 경영을 위해 사용실적을 현금으로 돌려주는 '캐쉬백'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예.
SK의 한 관계자는 "글로벌 스탠더드 시대에 글로벌 경영 마인드를 가진 경영인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기업신인도 제고에 상당한 역할을 한다"며 "최 회장은 e비즈니스ㆍ벤처투자 등 활발한 경영활동을 통해 세계에서도 주목받는 경영인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99년 국내기업인으로는 처음으로 세계경제포럼의 '주목받는 21세기 경영인'으로 선정됐고 지난해에는 중국 상하이시의 경제발전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최 회장의 투명경영 노력은 시민단체에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98년 SK텔레콤과 참여연대가 소액주주운동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을 때는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SK텔레콤은 외국인 주주들로부터 투명경영의 대표기업이라는 이미지까지 덤으로 얻는 효과를 거뒀다.
최인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