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라크戰 가시권ㆍ유가 급등… 당분간 현금비중 확대를

이라크에서 미신고 화학탄두가 발견돼 전쟁가능성이 한층 고조되면서 반등을 시도하던 증시가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하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는 등 전운을 암시하는 시그널에 맞춰 증시에는 `관망세` 분위기가 팽배해지고 있다. 이 영향으로 1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12.23포인트(1.88%%) 하락한 636.46포인트로 마감했다. 이날 거래량 역시 6억3,000여주에 불과해 사흘째 올 평균거래량을 밑도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라크 전쟁이 확실한 방향을 잡을 때까지는 `불확실성`을 우려한 급등락이 불가피하다며 전반적으로 `현금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전쟁이 발발할 경우 단기적으로 종합주가지수 600선 붕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개전을 앞두고 지수가 급락할 경우 펀더멘털에 비해 저평가되는 `역버블 국면`이 나타날 것으로 보여 이때를 매수시점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라크전쟁 개전에 한발짝 다가서=16일(미국 현지시간) 유엔 무기사찰단의 화학탄발견 소식으로 유가는 크게 오르고 미국 증시는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33달러59센트로 전날보다 52센트가 올라 지난 2000년 11월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의 영향으로 뉴욕증시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도 약세를 기록했다. 서울증시는 개장초 외국인이 나흘째 순매수를 보이자 소폭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커지면서 결국 반등 하루만에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전상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극대화되면서 유가가 급등함에 따라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의식한 매물이 약세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기술주의 불투명한 전망도 약세에 일조=기술주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16일 예상치에 부합한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으면서 나스닥 선물지수가 급락한 것도 지수하락세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김성노 동부증권 시황분석팀장은 “기술주의 실적전망이 비관적으로 변하면서 실망매물이 주가하락을 부추겼다”며 “삼성전자에 대해 외국인이 매도우위를 보인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이 같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외국인투자가들이 나흘째 순매수를 보인 점을 보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접근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외국인은 410여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김성노 팀장은 “지수하락을 부추긴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의 악재가 주가를 크게 떨어뜨릴 요인은 아니다”며 “급락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이라크전 개전에 대비한 현금화 전략 필요=부시 행정부가 전쟁에 필요한 명분을 확보한 만큼 이라크전쟁 개전을 향해 행보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 전문가들은 개전초기에 국제유가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어 주가 역시 개전 초기에 바닥권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이라크전 당시에도 전쟁을 앞두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세계증시는 개전과 함께 미국이 일방적인 군사력의 우위를 보이자 급등세를 나타낸 바 있다. 따라서 전쟁이 시작될 때까지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대응하되 주가가 급락할 경우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따라서 현 국면에서는 개전과 함께 위험이 사라지는 국면에서의 매수를 위한 `실탄`을 준비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중장기적인 관점의 투자자라면 이미 과매도권에 진입한 종목을 서서히 분할매수하는 전략을 검토해도 좋을 듯하다.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관련기사



조영훈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