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日열도 '붉은 함성'… "한국 부러워"

일본 전역에 19일 새벽 '붉은 함성'이 울려퍼졌다. 월드컵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2차선에서 박지성이 극적인 동점골로 무승부를 이뤄내자 도쿄와 오사카, 요코하마 등지에서 밤잠을 설쳐가며 우리팀을 응원했던 재일교포와 유학생, 주재원들은 태극전사들의 투혼에 환호와 갈채를 보냈다. 이날 새벽 도쿄 '코리아타운'인 신주쿠 오쿠보 한국 식당과 상점은 어디할 것없이 붉은 티셔츠를 차려입은 응원단으로 빽빽했다. 일본 경찰병력 100여명이 거리응원을 강력히 통제한 가운데 멀티비전과 TV브라운관이 설치된 식당과 상점에서는 쉴새없이 '대~한민국, 오! 필승코리아'가 터져나왔다. '괜찮아! 괜찮아!' 멀티비전이 설치된 오쿠보거리의 '아오조라'라는 한국 음식점에 모인 300여명의응원단은 경기 9분만에 프랑스의 공격수 앙리가 선제골을 터뜨리자 탄식하면서도 격려의 함성을 멈추지 않았다. 후반들어 해결사 안정환이 투입되고 막판 박지성이 동점골이 터져나오자 오쿠보거리는 떠나갈 듯 요란해졌다. 후반 종료 호각이 울리자 실내의 응원단들은 너나할것 없이 거리로 뛰어나와 목청높여 애국가를 부르는가 하면 '대~한민국'을 연호하며한동안 뜰 줄 몰랐다. 밤잠을 잊은 채 동료.부하 직원들과 함께 오쿠보 거리로 응원을 나온 농수산물유통공사 김진영 도쿄지사장은 "한국팀이 정말 강한 것을 실감했다"며 "스위스를 꺾고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믿는다"며 감격해했다. 이날 경기는 일본 지상파에서는 중계되지 않았다. 적지않은 교포와 주재원들은 경기가 중계되는 위성을 수신하는 동료의 집이나 사무실, 한국 음식점 등에서 아예전날 밤부터 모여 응원전에 나서기도 했다. 한 한국기업 주재원은 "축구 응원을 위해 오늘 출근시간이 늦춰졌다"며 "응원차 하루 휴가를 낸 동료들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 언론은 전날 자국팀이 크로아티아와의 대결에서 승부를 내지 못하고 브라질과 최후 결전을 치러야할 상황에 몰린 것을 크게 걱정하면서 이웃나라 한국이 승점 4점으로 선두를 치고나서자 부러워하는 표정이다. 한 일본 언론인은 "전력으로 보니 한국이 16강 뿐 아니라 4년 전처럼 4강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결과를 긴급뉴스로 타전하면서 "한국이 상대의 효과적인 수비에 패스가 막히고 공격력도 봉쇄됐으나 최후에 강인함을 발휘했다"고 평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