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내년 '5% 성장' 어려워질듯

국제유가 급등-원·달러환율 급락-차이나 리스크 증대<br>대선변수까지 겹쳐 경제운용계획 안갯속<br>세수부족·재정적자등 나라살림 차질 우려


국제유가 폭등, 원ㆍ달러 환율 급락, 차이나 리스크 증대 등 우리 경제 대외변수들의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가운데 오는 12월 대선까지 겹치면서 내년 재정운용 등 경제정책이 자칫 안개 속으로 빠져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내년 경제성장률을 5%로 예상, 지난 2002년 이후 가장 큰 폭인 7.9%나 늘어난 내년 예산안을 확정했으나 대외변수 불확실성으로 5% 달성이 어렵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실제 성장률이 예상을 밑돌 경우 세수부족과 이에 따른 재정적자 발생 등 나라 살림살이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게 된다. 최근 한국은행은 3ㆍ4분기 경제성장률을 발표하면서 “대외적 불안요인이 많아 4ㆍ4분기 경기를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미국 경기침체, 중국 긴축 가능성, 국제유가 등 대외변수의 영향력을 가늠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내년 경기전망은 더욱 어렵다. 이러한 대외변수들의 불확실성이 줄어들기보다 오히려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유가만 하더라도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거시계량경제 모형인 ‘BOK 04’를 활용, 계산해본 결과 유가가 30% 급등할 경우 GDP는 0.6%포인트 하락한다고 밝혔다. 26일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82.6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한은이 예상한 올해 원유 도입가격 64달러와 비교하면 29%나 오른 수치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5%에 이른다고 할 때 한은 ‘BOK 04’ 모형에 따르면 4.4%로 낮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유가급등은 또 수입단가 상승으로 인한 경상수지 악화와 물가상승을 초래한다. 원ㆍ달러 환율 역시 하락 추세를 지속, 800원대 진입이 시간문제로 여겨지고 내년 말 880원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달러 약세는 원자재 가격 상승 부분을 일정 정도 흡수해 물가안정에 기여하는 측면이 있지만 이는 단기적인 효과일 뿐 결국 수출 채산성을 떨어뜨려 우리 경제에 불리하게 작용하게 된다.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경제의 과열과 증시 거품 붕괴를 우려하는 분석도 잇따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미국시간) 렉스칼럼에서 “중국 인민은행이 올해 들어 대출금리를 다섯 차례 인상했으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하이종합지수가 나스닥지수가 붕괴되기 10일 전인 2000년 3월20일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내년 경제운용계획을 짜야 할 시기가 눈앞에 닥쳤지만 아직 큰 방향조차 가늠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또 정부가 경제운용계획을 수립하더라도 12월 대선에서 탄생할 새로운 정권이 대선전에서 내걸었던 공약 등을 반영하라고 요구할 경우 대폭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져 내년 경제정책의 밑그림이 완성되는 시기가 예년보다 상당 기간 늦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일 재정경제부의 한 관계자는 “어느 변수도 만만한 게 없어 정부가 상당히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