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중국 창안(長安)자동차가 오는 2016년 이후 양산할 차세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에 수천억 원 규모의 배터리를 단독 납품하기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창안자동차는 이번 PHEV 모델의 배터리 모듈을 모든 차종에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대규모 공급이 추가로 발생할 수도 있다.
창안자동차는 지난해 기준 매출 40조원, 종업원 수 6만명에 이르는 현지 최대 자동차 기업이다. LG화학은 지난 2009년부터 창안자동차와 전기차 기술 협력을 벌여왔다.
LG화학은 이번 계약을 통해 중국의 현지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절반 이상을 고객으로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2위인 창청(長城)자동차, 3위 둥펑(東風)자동차 등도 LG화학의 고객사다. LG화학이 내년 이후부터 이들 업체에 공급할 물량은 55만대 규모다. LG화학의 한 관계자는 "올해 5월 이후 불과 석 달 만에 수주가 35만대 이상 증가해 중국 시장에 진출한 배터리 업체 중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했다"고 했다. LG화학은 늘어나는 수주에 대응, 연간 전기차 약 10만대에 배터리를 댈 수 있는 공장을 올 하반기 중 완성해 내년부터 양산을 시작한다.
중국 자동차업계는 핵심 현안인 환경오염 문제를 해결하고 선진국과의 격차를 단숨에 뛰어넘기 위해 전기차 시장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올해 말까지 40억위안(약 7,000억원)의 관련 예산을 투입하고 2016년까지 공공기관 신차의 30% 이상을 친환경차로 대체하는 등 친환경차 보급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세계적 시장조사 기관인 IHS는 중국 친환경차 시장이 올해 약 11만대 규모로 성장한 뒤 2020년에는 65만5,000대로 늘어 북미와 유럽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