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옷 로비 사건으로 부유층이 즐겨 찾는 고급의류에 세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들 「사모님」들이 선호하는 고급의류는 국내 디자이너들이 자신의 이름을 내건 부띠끄와 수입명품 브랜드로 대별되는데 이들 브랜드는 대부분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유명백화점 명품관 등에 입점해 있다. 최근 세무조사설로 잔뜩 움츠린 고급의류업계의 분위기와 브랜드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본다.최근 고급의상실들이 몰려있는 세칭, 신로데오거리(서울 강남구 청담동) 의류상가를 찾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여기에다 세무조사설까지 겹치면서 의상실과 거래하는 원단 및 부자재 수입업체, 의류 완제품 수입상, 제조업체까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상당수의 고급 의상실들이 무자료거래가 관례화돼 있는데다 보따리무역처럼 고급 수입품을 소량 수입해오는 경우 얼마든지 가격의 뻥튀기가 가능, 세무조사에서 자유롭지 않은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원단 수입업체를 경영하는 K씨는 『세무조사설로 고급매장들의 생산 및 판매가 주춤하게 되면 원부자재 납품업체나 생산공장들까지 연쇄적으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며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 격』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K씨는 『사실 원단 수입업체의 경우 조금만 비싸게 받으면 거래선들이 직수입으로 대체하기 때문에 마진을 많이 붙이기가 어렵다. 그러나 완제품 수입은 장부 조작이 가능해 세무조사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가 정확한 세원 포착을 위한 것이면 모르겠으나 또 다시 겁주기식 일회성에 그친다면 무자료거래가 만연한 기존 유통구조를 바꾸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내로라하는 국내외 고급브랜드들이 한데 모여 있는 고급의류 메카는 서울 「청담동 신로데오 거리」. 본래 로데오 거리는 갤러리아백화점 맞은편 쪽이었으나 지금은 젊은층 위주의 보세옷 거리로 바뀐 대신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에서 청담사거리 방면의 신로데오거리가 최고급 소비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길 양편으로 「구찌」 「프라다」 「질샌더」등 해외 명품 브랜드 매장이 줄줄이 늘어서 있는가 하면 루비나 설윤형 이영희 박항치 진태옥 미스지콜렉션 등 국내 유명디자이너 띠끄도 자리잡고 있다.
신로데오 거리에 자리잡은 브랜드는 해외 명품 브랜드 20여개, 국내 브랜드 10여개 등 줄잡아 30여개. 부유층 자녀들을 의식, 고급스럽게 단장한 웨딩드레스 전문숍들도 일부 눈에 띈다.
이들 숍 가운데 유행사이클에 따라 유난히 인기를 끄는 브랜드들이 있다. 특히 부유층 「사모님」들은 유행에 민감, 국내외를 막론하고 유력 인사들이 착용했던 브랜드에 애착을 보인다. 예를 들면 영부인 이휘호 여사가 신은 구두로 화제를 모은 「페라가모」는 요즘 신발은 물론 잡화, 의류까지 인기가 높다. 또 미국 힐러리 여사가 입은 모습이 패션전문잡지에 실린 「센존」도 요즘 뜨는 브랜드다.
페라가모 샤넬 프라다 에스까다 센존 등의 가격은 한벌에 최저 200만원 전후이며 비싼 제품은 500만원선에 이른다.
부유층 여성들은 아무나 쉽게 찾을 수 있는 백화점 입점 브랜드보다는 극소수 특정계층만을 위한 청담동 매장을 더 선호한다. IMF사태로 주춤했던 해외 명품브랜드의 수입이 최근들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는데 1호 매장은 당연히 청담동이 거론되고 있다.
이와함께 청담동 신로데오거리에 위치한 고급 국내 브랜드로는 디자이너 S, L, J, K씨 등과 M콜렉션 등이 있다. 이들 브랜드는 대부분 블라우스 한벌에 50~70만원, 정장 한벌에 150만원 전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맞춤으로 할 경우 실제로는 부르는게 값이라고 한다. 가령 샘플로 보여준 디자인을 기본으로 하되 소재 바꾸고 디테일(장식) 이나 단추를 좀더 고급스러운 걸로 고치는등 바꿔 주문하면 300~50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는 것.
이밖에 강남구 삼성동의 T, 남산의 L의상실도 비싸기로 유명한 곳. 이번 고급옷 로비 사건에서 문제가 된 라스포사는 청담동 신로데오거리와는 다소 떨어져 있으며 앙드레김 매장은 신사동에 있다. /이효영 기자 HY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