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민주당의 텃밭인 호남 지역에서 현역 의원들에게 지난 정권에서 `동지` 관계였던 인사들이 잇따라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호남 물갈이론과 맞물려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DJ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박준영 전 홍보처장은 28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남 장흥ㆍ영암 출마를 선언했다. 이 곳은 DJ 가신 출신으로 동교동계 핵심인 김옥두 의원의 지역구.
박 전 수석은 “물갈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다”면서도 “시대적 소명이 있고 당의 정체성을 더 잘 지킬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면서 김 의원을 직접 겨냥했다. 김 의원은 “박 전 수석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경쟁은 없을 것”이라 장담했지만 허를 찔렸다.
순천에서는 김경재 상임중앙위원에게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노관규 당 예결위원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김 위원은 신진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영입 인사들이 편하게 지역구를 차지하려고 물갈이론을 들고 나온다”며 불쾌해 했지만 경선은 불가피하게 됐다.
광주 동구에서는 김경천 의원과 김대웅 전 광주고검장이 `물갈이 갈등 1호`를 기록하며 맞서고 있다. 김 의원측은 `비리 사건 연루자`라며 24일 김 전 고검장의 입당을 불허했고 김 전 고검장측은 중앙당에 이의신청을 내는 한편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고 있다.
나주에서는 DJ정부에서 행자부장관을 역임한 최인기씨가 동교동계인 배기운 의원과 경쟁할 태세다. 박상천 전 대표 계열인 김재두 부대변인은 광주 북 갑에서 범동교동계 원로인 김상현 의원과 맞선다.
동교동계인 최재승 의원은 범동교동계인 익산의 이협 의원과 일전을 불사할 작정이고, 김제의 장성원 의원은 임휘윤 전 부산고검장의 도전을 받고 있다.
<범기영기자 bum7102@h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