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름다운 건축물

청담동에서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로 이어지는 도로변 모퉁이를 돌아 들어가면 지금까지 어느 외국인이 구입해서 주택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지난 해까지도「샘터화랑」이라 불리던 특이한 모습의 아름다운 건물을 볼 수 있다.건축가 최두남씨가 설계해 98년 국내외 주요 건축관련 전문지들의 호평을 받았고 매년 각국의 대표적 건축물을 소개하는 독일의 AWA지 1999년판에 한국을 대표하는 새로운 건축물 두 개 중 하나로 소개되기도 한 이 건물의 외부는 (주)벽산에서 생산한 외벽재의 질감을 그대로 노출한 것이라 더욱 관심이 간다. 갤러리와 주거공간의 복합적인 기능을 가지는「샘터화랑」은 건축주의 오랜 화랑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자연스럽게 수용하고자 하는 의도 하에 설립됐다. 건물과 대지의 정립관계에 있어서는 구획된 대지가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조절하기 위하여 건물 전체가 채워지는 부분과 비워지는 부분 모두를 포용하도록 해 대지가 하나의 솔리드한 빌딩블록으로 읽혀지도록 유도하였다고 한다. 주어진 블록을 건물이 다스려 영역화하려는 이러한 시도는 자칫 주변과의 단절로 귀결되기 쉽지만 이 건물은 내외부 공간사이의 구별을 없애면서 블록 내에 적절한 부공간을 두어 주변환경과의 자연스러운 연속감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의 주요 건축물들과 우리나라 주거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형 아파트단지치고 우리 회사의 제품이 쓰이지 않는 곳이 별로 없다시피하지만 대부분이 건물의 속으로 들어가 버리거나 벽지 또는 페인트로 덮여져 아쉬움이 있었다. 사용자의 눈에 띄지 않는 내외장재이거나 단열재여서 외관으로 보아야 쉽게 이해하는 일반인들에게 어떤 회사 제품인지 설명하기 힘들뿐만 아니라 회사 종업원들에게도 회사의 제품에 대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건축가의 뛰어난 예술적 감각과 건물주의 안목에 의해 단순히 외벽중심으로 쓰여지던 평범한 건축자재가 세계적으로 아름다움 건축물을 건축하는데 일조할 수 있게 돼 무척이나 자랑스럽다. JWKIM101@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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