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은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한 것으로 판단하고 이달 하순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별도로 대북 성명 형식의 입장표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고위 소식통은 16일 “민ㆍ군 합동조사단은 지금까지 조사 분석을 통해 천안함이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했으며 북한의 어뢰라는 판단을 내릴만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안다”면서 “군 당국에서 20일께 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대북 성명 형식으로 북한과 국민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의 입장 표명은 김태영 국방장관 또는 이상의 합참의장 명의의 성명 등 두 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천안함 침몰사고가 ‘국가안보 차원의 중대한 사태’로 규정된 만큼 김 장관 명의로 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대북 성명 형태의 입장을 통해 천안함 침몰사고가 북한의 군사적 도발임을 규탄하고 앞으로 발생되는 모든 책임이 북한에 있음을 경고하는 한편 확고한 대북 군사 대비태세 의지 등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다만 조사 결과가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의 군사적 도발 또는 군사적 공격’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들어갈지 여부는 단언하지 않겠다”면서 “하지만 성명이라는 형식이 상대편을 겨냥하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것을 전제로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미국은 천안함 사건을 단순한 사고로 보지 않고 동맹국가의 군대에 대한 군사적 공격(armed attack)으로 간주하면서 이번 사안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소식통은 “천안함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군에서도 대내외적으로 어떤 것을 준비하고 조치할지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겠느냐”면서 “확고한 대북 군사대비태세 등의 입장이 담길 것으로 보여 발표 형식이 대북 성명이 될지는 군의 판단이겠지만 발표 시기는 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가 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한편 군 당국은 합조단의 천안함 조사 결과가 발표되는 20일 또는 그 전날께 평택 2함대사령부에 있는 천안함을 언론에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