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안개걷힌 증시] 펀드, 채권형 지고 주식형 뜬다

최근 펀드시장의 특징이다. 채권형 펀드에 대한 인기가 급속히 떨어지고 있는데 반해 반면 그 동안 홀대 받던 주식형 펀드가 약진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하더라도 이라크전, 북핵 문제등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경기 불안이 겹치면서 시중 부동자금이 안전성을 위해 머니마켓펀드(MMF)나 채권형 펀드로 몰리는 추세였다. 하지만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건이후 MMF와 채권형 펀드에 대한 환매가 이어지고 증시가 전쟁랠리에 돌입할 것이라는 기대감, 그리고 주식시장이 지나친 과매도 국면에 있다는 인식이 겹치면서 주식형 펀드의 인기가 다시 급상승하고 있다. ◇주식형 펀드 가입 급증= 적자영업에 시달리는 신용카드사가 발행한 카드채의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익률 하락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채권형 펀드의 쇠락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지난 2월말 평균 0.15%를 기록했던 채권형펀드 수익률은 최근 그 절반 이하 수준인 0.05%까지 뚝 떨어졌다. 실제로 계약형 중 순수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 규모는 이 달 6일 65조8,450억원에서 10일 66조원까지 늘었다가 이후 계속 감소해 지난 17일에는 64조6,970억원으로 줄었고 18일에는 다시 64조1,790억원으로 떨어졌다. 불과 일주일사이에 1조8,000억원 이상이 감소한 것이다. 반면 지난 1월말 9조4,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주식형 펀드 설정액 규모는 이 달 6일 9조8,610억원을 기록하더니 17일에는 10조1,80억원으로, 그리고 18일에는 10조1,910억원으로 늘었다. 채권형 펀드에서 빠진 자금 중 3,000억원 이상이 주식형 펀드로 옮겨 온 것이다. 이처럼 주식형 펀드가 각광을 받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증시의 회복세가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달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이라크전, 북한 핵 문제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SK글로벌 대규모 분식회계로 주식시장이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지만 최근들어 바닥권에 도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식형 펀드에 꾸준히 돈이 몰리고 있다. ◇지금이 투자 적기= SK글로벌 사태로 인해 채권의 대규모 환매사태가 벌어지면서 채권 값이 급락,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갈수록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는 주식형펀드의 부상으로 연결되고 있다. 실제로 채권에서 빠져나온 유동자금이 단기적이나마 증시 고객예탁금이나 주식형 펀드로 유입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금이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때`라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퍼지고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은 주가에 후행해 움직인다는 점, 또 주식형 펀드 규모가 주가의 바닥과 정점을 판단하는 척도로 사용된다는 점은 감안하면 지금이야 말로 주식형 펀드가 최고의 수익율을 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로 지난 99년 3월 종합주가지수는 500에서 600을 오르내리던 상태였지만 주식형 펀드에 자금이 쇄도하면서 그 해 7월에는 1,000선을 돌파했다. 이 기간동안 주식형 펀드 자금 규모는 10조원에서 40조원으로 네 배나 급증했다. 현재의 상황을 보면 당시와 비슷하다. 주식시장은 종합주가지수 500선 중반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은 지금이 저점이라고 판단하고 조금씩 주식투자 자금을 늘리고 있다. ◇정부 시장안정 대책ㆍELS 잇단 발매도 이점= 신정부가 들어서면서 내놓은 증시부양책 역시 주식형 펀드의 인기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투자신탁 등 장기 간접 주식투자상품에 대한 세제혜택을 강화하고 장기 주식투자펀드상품도 개발키로 하는 등 주식형 펀드를 지원키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또 최근 리먼브러더스가 삼성증권, 굿모닝신한증권과 함께 2조5,000억원 규모의 주가지수연동상품(ELS)을 발매키로 한 것도 주식형 펀드의 부상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특히 운용방안 중 주식 현물 투자 비율을 60%까지 확대하는 등 주식편입 비중을 대폭 늘렸다는 점은 앞으로 국내 증권사들도 주식 편입비중을 높인 파생상품을 설계할 수 있는 동기를 제공한 셈이다. 여기에 ELN 등 채권투자비율이 높은 다른 주가지수연동 상품도 잇따라 발매되면서 채권, 선물ㆍ옵션 등의 투자 활성화가 될 것으로 보여 이는 결국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촉발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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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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