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천 민주당 대표가 범여권 통합의 최대 쟁점인 ‘특정세력 배제론’철회를 시사했다. 이에 따라 배제론으로 무산 위기에 처했던 중도개혁통합신당(이하 중도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고 범여권과의 통합협상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박 대표는 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간부 간담회를 열고 “중도통합민주당(중도신당과 민주당의 신설합당 정당, 이하 통합민주당)이라는 새로운 정당이 출범하게 되면 민주당의 기존 원칙과 기준이 그대로 유지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사실상 배제론 고수불가 입장을 시사한 뒤 “새 정당의 통합원칙과 기준은 양측(중도신당과 민주당)이 논의해 양당간의 합당 기본합의서를 근거로 새로 설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표 ‘배제론’ 철회는 왜?=박 대표가 갑자기 입장을 선회한 것은 김한길 중도신당 대표측이 지난 5일 합당선언 파기 가능성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대표의 한 측근은 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전까지 배제론을 철회하겠다는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을 경우 합당을 무효화할 수 있다고 어제(5일) 박 대표쪽에다가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편으론 박 대표의 선택이 배제론에 반대해 온 김효석 원내대표 등 민주당내 통합파 의원들의 탈당을 막고 열린우리당 탈당파 영입을 통해 세를 불리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도 제기된다.
◇범여권 배제론 철회 환영=범여권의 주요 인사들은 배제론 철회 소식에 일단 환영의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대선주자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당일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직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범여권이) 소이(小異ㆍ작은 차이), 소리(小利ㆍ작은 이익)을 넘어서 대동(大同ㆍ크게 함께함)해야 한다”며 범여권의 대통합을 강조해 배제론 철회에 대한 환영의 뜻을 완곡히 밝혔다.
하지만 배제론 철회가 곧바로 열린우리당 탈당파들의 통합민주당 합류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탈당파중 정대철 고문이 주도하는 ‘대통합신당 창당추진모임’과 초ㆍ재선의원들이 주도하는 ‘국민경선추진위원회’은 탈당후 일단 제 3지대에 머물겠다는 복안이기 때문이다.
채수찬 열린우리당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탈당파들이 당을 떠난 후 창당추진모임과 경선추진위원회가 각각의 모임은 유지하면서 하나의 통합된 틀을 만들어 제 3지대를 형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