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전관 변호사 수임비리' 알고보니…

검찰 간부출신들 대형사건 싹쓸이<br>형사사건서 막강파워에 브로커 부정 개입<br>구속 앞둔 의뢰인 약점 악용 수임비리 잦아<br>착수금외 거액 성공보수 미리 챙기기도<br>검찰 '한솥밥 선배' 공정한 법집행 어려워


'전관 변호사 수임비리' 알고보니… 검찰 간부출신들 대형사건 싹쓸이형사사건서 막강파워에 브로커 부정 개입구속 앞둔 의뢰인 약점 악용 수임비리 잦아착수금외 거액 성공보수 미리 챙기기도검찰 '한솥밥 선배' 공정한 법집행 어려워 이병관 기자 comeon@sed.co.kr 국회가 판ㆍ검사 출신 변호사, 이른바 전관 변호사의 수임 비리를 차단할 수 있는 변호사법 개정안을 추진하면서 법조계의 전관예우 관행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전관들, 특히 법복을 벗은지 1~2년이 채 안되는 '따근 따끈한' 변호사는 변호사 1만명 시대 몇 안되는 극소수 특권층이다. 연간 퇴직 판ㆍ검사들이 평균 100명 안팎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변호사들은 '대한민국의 2%'라는 모 자동차 광고 카피처럼 '변호사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구속 여부를 다투는 형사 사건의 경우 고위 검사 출신 변호사의 수임료는 억대에 이르고 있다. 구속영장이나 구속기소를 앞둔 당사자 입장에서는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게 인지상정이고 이같은 점을 악용해 일부 부도덕한 법조 브로커와 전관 변호사들이 부정하거나 터무니없높은 수임료를 챙김으로써 사법 불신을 일으키고 있다는게 법조계 중론이다. 이번 법안은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 즉 전관 변호사의 형사 수임활동을 원천 금지함으로써 이 같은 법조 비리와 부도덕한 전관예우 관행을 없애고자 추진되고 있다. 현재도 갓 나온 간부급 검사들이 웬만한 대형 형사사건을 싹쓸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이들 변호사들이 어제까지 한솥밥을 먹던 선ㆍ후배였던 검사들과 반대편에서 서서 변론을 맡고 있어 검찰이 공정한 법 집행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올초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에서 옷을 벗은 유모 변호사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 비자금 사건, 현대산업개발 정몽규회장 횡령 사건 등 굵직한 사건을 도맡았다. 검찰은 수사 내내 정몽규 회장을 수십억 횡령 혐의로 강하게 처벌할 것을 시사했지만 막판에 불구속 기소해 많은 의문점을 남겼다. 거물급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대거 포진해있는 김앤장이 변호를 맡은 두산 비자금 사건도 수백억 횡령 혐의로 구속이 점쳐졌만 오너 일가 모두가 불구속 기소돼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비판을 낳았다. 법조계 모 변호사는 "지난해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에서 옷을 벗은 이모 변호사는 최근 '러시아 음대 가짜 박사학위 취득' 사건을 맡고 착수금 2000만원 외에 성공 보수금 1,700만원도 동시에 받았다"며 "검찰 출신의 전관 변호사들이 당사자의 다급한 마음을 이용해 불법적으로 수임비를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모 변호사의 경우는 성공보수를 받고도 예상보다 오히려 강한 처벌을 받았다. 당사자는 약식기소(벌금)로 끝내주는 것을 조건으로 성공보수를 줬지만 결국 정식 기소당했다. '윤상림 법조계 브로커' 사건에서도 전관들의 수임비리가 또 다시 드러났다. 윤씨 수사과정에서 대검 차장출신인 김모 변호사는 계좌추적 결과, 형사건과 관련 윤씨와 6차례에 걸쳐 수억대의 돈 거래를 한 사실이 드러났고 부장검사 출신인 서모 변호사는 윤씨가 소개한 형사사건에서 구속된 사건 당사자를 풀려나도록 해주겠다며 착수금 5,000만원 외에 미리 성공보수 5,000만원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성공보수는 불구속이 확정될 경우 지급되는 사후의 보수다. 그럼에도 서모 변호사가 성공보수 5000만원을 착수금과 함께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브로커가 '갓 법복을 벗었다'며 의뢰인에게 직ㆍ간접의 압박을 가했기 때문으로 사건 공판 과정서 드러났다. 입력시간 : 2006/05/1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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