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RBS 직원 이직하면서까지 리보 조작

FT "JP모건·UBS·씨티·ICAP 가담" 폭로

리보(Liborㆍ런던 은행 간 금리)를 조작했던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소속직원들이 다른 금융회사로 이직해서도 똑같은 일을 저질러 영국 금융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6일 RBS는 리보 조작사실을 시인하고 6억1,200만달러의 벌금을 내기로 당국과 합의한 바 있다.

FT는 금융당국의 문건을 인용해 "JP모건ㆍUBSㆍ씨티그룹ㆍICAP(은행 간 자금중개사) 등 4개 금융회사가 RBS에서 직원을 채용하면서 금리조작에 가담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JP모건은 RBS와 스위스프랑 리보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UBS와 씨티그룹에서 근무한 유명 트레이더인 톰 헤이즈와 RBS의 엔 스와프 트레이더 등 두 사람이 금리조작에 대해 의논한 것이 밝혀지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RBS에서 스위스프랑과 관련된 파생상품을 거래했던 헤이즈는 2007년 JP모건으로 옮긴 후에도 전 직장동료와 금리를 조율했다. 그는 2008년 4월 전 직장동료에게 "RBS 금리결정권자에게 금리를 2.78%로 맞추라고 말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기사



헤이즈는 지난해 12월 영국 중대사기수사국에 체포됐고 미 법무부에 의해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JP모건은 헤이즈가 이미 회사를 떠났다며 더 이상의 언급을 피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또 RBS는 금융중개사인 ICAP 등 다른 전세계 금융기관들의 금리조작에도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RBS에서 ICAP으로 이직한 브렌트 데이비스는 엔화금리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RBS가 정한 대로 결정하는 조건으로 전 직장동료 폴 화이트에게 식사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금리조작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20개 안팎의 금융기관 가운데 벌금이 부과된 곳은 영국 바클레이스와 UBS 등 3곳에 불과해 앞으로도 금리조작 스캔들의 후폭풍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