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권학회와 자본시장 연구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코스닥시장의 현황과 미래 발전과제'를 주제로 연 세미나에서 엄경식 서울시립대 경영대학 교수는 "자회사로 분리한 조직구조와 현행 구조의 차별성이 부족해 오히려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코스닥 분리를 반대하는 근거로 코스닥이 2013∼2014년 구조 개편을 통해 이미 거래소 이사회 외부로 분리돼 독립기구로 운영 중이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코스닥의 수익 및 비용 구조가 불균형하고 시장 운영 및 상품 개발 등 경영 전략도 제한적"이라며 "독립 자회사로서 코스닥이 생존 가능한지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 활동 둔화는 구조적인 변화이며 전 세계적 현상"이라며 "코스닥이 역동적 전략을 수행하려면 한국거래소가 기업공개(IPO)를 통해 실질적 형태의 주식회사로 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종남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상무는 "지주회사제 전환 및 IPO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코스피와 코스닥이 독자 거래소로서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경쟁한다면 외국 거래소 사례처럼 코스피 시장에 중소기업 전용시장을 개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융당국 등은 시장별 차별화와 효율성 제고 등을 위해 코스닥시장의 분리를 통한 경쟁 체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는 태스크포스(TF) 회의와 공청회 등을 통해 '코스닥의 자회사 형태 분리' '대체거래소(ATS) 설립 유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 등을 검토 중이며 조만간 거래소 개편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
한편 이날 한화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거래소의 기업공개 문제를 먼저 논의할 것을 촉구했다. 박성현 한화투자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세계 주요 거래소는 경쟁의 격화에 대응해 주식회사 전환 및 상장을 통한 민영화, 시장 간 통합 및 연계, 정보기술(IT) 플랫폼 구축의 순서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거래소는 2000년대 후반 상장 시도 실패 이후 이런 변화의 흐름에서 동떨어진 채 날로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래소 상장이 필요한 이유로는 △자금조달의 용이성 △국내외 투자자의 인지도 제고 △구조조정의 원활한 추진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