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견·중소기업 자금난 해소 '급물살'

중견·중소기업 자금난 해소 '급물살' 1분기 프라이머리CBO 10조대 발행 자금시장이 본격적인 선순환 구조로 전환되면서 금융경색에 따른 경제위기는 고비를 넘긴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시장은 이미 회생조짐이 보이기 시작해 중견우량기업들의 자금난은 완연히 해소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1ㆍ4분기 증권사들이 신청한 프라이머리CBO물량이 13조원에 달해 이중 중복신청분을 뺀 10조원이 무난히 인수될 경우 신용경색 해소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특히 정부의 적극적인 자금시장 안정대책으로 이미 BBB급 회사채는 우량기업의 경우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같은 분석은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렇게 되면 차환발행이 걱정됐던 악성 회사채 25조원은 물론 올해 만기도래분 65조원도 무난히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투신사들은 이미 회사채 펀드를 통해 우량채권은 물론 중견ㆍ중소기업 회사채인 BBB등급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고, 은행ㆍ보험 등 기관투자자들도 회사채에 대한 입질을 강화하고 있어 자금시장은 사실상 안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셈이다. ◇프라이머리CBO 발행 신청 밀려든다 신용보증기금이 지난주말 올 1ㆍ4분기(발행은 2,3,4월) 증권사의 프라이머리CBO 발행 신청 제안서를 접수한 결과 모두 14곳 컨소시엄에서 13조원어치가 몰려들었다. 개별기관으로는 무려 32곳이나 됐다. 대다수 컨소시엄이 1조원어치 발행을 신청했고, 지난해 8월 처음으로 프라이머리CBO 발행을 성사시켰던 LG투자증권이 가장 많은 2조원어치를 발행하겠다고 신청했다. 현대증권, 삼성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5,000억~1조원의 물량을 책임지겠다고 나섰다. 이는 지난해 4ㆍ4분기 발행 물량의 3배에 이르는 규모로, 작년 하반기에 발행된 7조3,000억원의 2배에 이른다. 물론 회사채가 증권사마다 중복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발행되는 물량은 8조~10조원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러나 신용보증기금은 보증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침대로 가급적이면 증권사의 계획안대로 보증 을 해주겠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당초 월 2조원대로 예상되던 발행물량은 3조원 이상까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금경색 해소 속도 빨라진다 이 같은 대규모 프라이머리CBO 발행으로 자금시장 경색이 보다 빠르게 해소될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ㆍ중소기업의 자금난이 본격적으로 풀릴 것으로 보인다. 프라이머리CBO는 주로 B등급 회사채로 구성되는데, BBB등급이 70~75%, BB급이 20~25%, 나머지는 A등급으로 채워진다. 따라서 프라이머리CBO가 1ㆍ4분기중 계획대로 10조원 가량 발행된다면 웬만한 중견기업들은 자금조달에 특별한 애로를 겪지 않을 전망이다. 실제로 D증권사가 풀링(여러 기업의 회사채를 하나로 묶어 발행하는 것)한 기업들을 보면 현대정보기술(BBB-), SK케미칼(BBB), 한솔제지(BBB+), 코오롱상사(BBB-) 등 BBB 등급 기업이 수백억원씩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와함께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65조원의 회사채 가운데 차환발행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25조원의 회사채 분도 프라이머리CBO 발행으로 차질없이 상환 또는 차환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굳이 산업은행을 통해 신속인수 계획을 실행하지 않아도 시장에서 자연스레 회사채 시장이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올해 회사채 만기도래분은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다. ◇선순환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기업쪽에 돈이 흘러들어가기 시작하면서 자금시장이 선순환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회사채를 향한 은행권 및 보험권의 움직임이 적극적이다. 은행 및 보험 관계자들은 최근 국공채 금리가 5%대로 역마진 상태로 접어들자 BBB급 회사채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삼성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이 최근 회사채 직접 인수에 나섰고, 주택ㆍ국민ㆍ외환은행들도 잇따라 투신권에 회사채 매수를 타진하고 있다. 기업 대출도 지난해말에 비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조성된 10조원 규모의 2차 채권펀드 가운데 아직도 8조5,000여억원이 프라이머리CBO 인수 재원으로 남아있는 점도 기업들 자금난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공채 매입에 열을 올렸던 투신권도 최근 회사채 펀드를 잇따라 내놓고 기업쪽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의 최규전 채권팀장은 "이번 주부터 삼성물산 등 A등급 위주의 우량 채권 매입에 나서고 있다"면서 "물량이 달려 BBB급 채권에도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자금이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잠기지 않고 기업 등 필요한 곳으로 제대로 돌고 있다는 이야기다. 홍준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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