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다보스포럼] "미국 경기침체 1년 정도 간다"

"英등 주택경기 급락할수도" "亞 파급 제한적"<br>글로벌 경제 동반하락 여부 싸고 견해 엇갈려<br>파키스탄·중동평화 등 주요 주제로 다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요구' 란 주제의 회의에 앞서 페르베즈 개막 이틀째를 맞은 스위스의 다보스포럼에서 하미드 카르자이(왼쪽부터)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파크루딘 아메드 방글라데시의 총리 수석 자문관과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다보스=로이터연합뉴스

전세계 ‘파워엘리트’ 2,500여명이 참석한 다보스포럼은 24일 개막 이틀째를 맞아 파키스탄 문제와 중동평화 등을 주요 주제로 삼아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회의장에는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바르함 살리흐 이라크 총리 등 주요 이슬람권의 분쟁지역 지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곤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무샤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서 “오는 2월 열리는 파키스탄 총선은 자유롭고 공정해야 하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번 다보스포럼의 지속적인 관심사는 미국의 경기침체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문제였다. 세계 각국에서 모인 정치ㆍ경제계 인사들은 미국 경제가 침체 상황에 빠졌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뒷북 처방을 한 데 대해서 대체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미국 경제 처방에 대한 정확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미국 경기침체로 글로벌 경제가 동반하락 할 것이라는 데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성장기반이 튼튼하기 때문에 브릭스(BRICs) 등 신흥경제국들이 미국의 경기침체를 버텨나갈 것이라고 보는 견해와 미국 침체의 여파로 성장력을 잃게 된다는 우려가 섞여 나왔다. 개막 첫날인 23일 회의에서는 미국 경제가 침체기에 들어가고 있다는 데 대해 경고가 터져나왔다. 세계 증권가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는 영국과 미국이 경기 침체로 빠져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미국 FRB가 22일 전격적인 금리인하에 나선 것 외에 다른 대안이 없었다”며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미국은 지난 1930년대 대공황의 재판을 겪을 위험에 빠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향후 12개월 동안 미국의 경기침체가 심각할 것이며, 그 결과로 영국 등 유럽지역 주택시장 경기가 급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년 전 미국 주택시장 부진과 이에 따른 신용시장 경색을 정확히 예측한 바 있는 그는“FRB가 계속해서 금리를 내리겠지만 이는 단지 경기가 더 추락하는 것을 다소 지연시킬 뿐 경기하강 국면 자체를 막진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티븐 로치 모건스탠리 아시아지역 회장은 “미 행정부와 FRB는 주택 시장과 증시에 끼어있는 자산 거품을 해소하지 않고, 대신에 거품이 터지기를 기다렸다가 사후 뒷정리하는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며 “이는 과거 혼란을 초래했던 것과 같은 방식의 반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FRB의 행동은 무모하고 위험하며 새로운 자산가격 거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FRB의 처방에 대해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비판론자의 목소리를 누르지는 못했다. 세계적인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의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은 “FRB의 금리인하가 도움을 줬고 미국 정부의 부양책도 보탬이 될 것”이라며 “경기후퇴를 피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을 대신에 참석한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미국 금융시장의 최근의 급변동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미국 경제는 탄력성이 있고 기초는 튼튼하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유사 셰브런의 데이비드 오릴리 회장도“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미국 경기침체가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은 주지 않을 것”이라며 확대 해석에 이의를 제기했다. 아시아 출신 경제인들은 미국 경기침체의 아시아 경제로의 파급이 극히 제한적이며 새로운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등장한 브릭스(BRICs) 국가들의 잠재력은 무한하다고 주장했다. 위용딩(余永定) 중국사회과학원 소장은 “빠르게 성장하는 아시아 국가들은 현재 미국 경제와 디커플링(비동조화)되고 있기 때문에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말 나스 인도 통상장관도 “동아시아는 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이전보다 낮아졌으며 인도 경제 역시 해외투자가들보다 국내 수요에 의한 성장세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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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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