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씨티銀 "한국토착은행 변신" 선언

씨티銀 "한국토착은행 변신" 선언「3,000개 중소기업의 주거래은행화」 「자산규모 2배 확대」 씨티은행 서울지점이 「로컬뱅크(토착은행)」로의 변신을 선언, 국내에 진출한 외국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중소기업을 주거래고객으로 삼기 위해 「미들마켓」 공략에 나섰다. 이를 위해 씨티은행은 2년여의 준비 끝에 중소기업금융본부를 신설하고 중소기업 마케팅 및 심사 전담조직 가동에 들어갔다. 씨티은행이 「현지화(LOCALIZATION)」의 마지막 단계인 중소기업금융에 뛰어들기로 결정한 데 대해서는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충격이었다. 「수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외국은행의 영업행태로 볼 때 「리스크」는 크고 「리턴(수익)」은 불확실한 중소기업 공략은 확실히 파격적이다. 씨티은행이 진출한 세계 100여 국가 중 중소기업 공략은 한국이 20여번째로 알려져 있다. 과연 씨티은행은 수백개의 점포망을 가진 시중은행들과의 「미들마켓 전쟁」에서 살아 남을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씨티측은 『우리는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심장한 답을 내놓고 있다. ◇현지화의 마지막단계 진입=씨티은행뿐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커머셜뱅크들이 특정 국가에 진출할 때 첫 거래대상은 해당 국가의 정부 또는 공기업이다. 어느 정도 시장파악이 되면 거래를 대기업으로 확대한다. 우리나라에 진출해 있는 대부분의 외국 은행들이 이 단계에 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가면 「소비자금융」 쪽에 손을 댄다. 국내에 진출한 씨티은행과 HSBC가 대표적인 사례. 가장 어려운 부문이 바로 「미들마켓」이다. 미들마켓은 포괄적인 개념이어서 대기업과 소비자금융을 제외한 나머지 부문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거래가 어려운 것은 역시 중소기업이다. 씨티은행은 바로 중소기업들을 공략해 한국시장에서 완전히 토착화하겠다는 전략을 채택했다. 지난 98년부터 준비에 나서 꼼꼼하게 시장조사를 했다. 외환위기가 정점에 달해 많은 외국기업들이 한국을 떠나던 시점에 오히려 더 깊숙히 시장에 파고들겠다고 선택한 씨티은행의 시장감각이 놀랍다. ◇수도권 미들마켓 장악한다=지난 5월 초 중소기업을 전담하는 본부가 「기업금융그룹」 산하에 발족됐다. 현재는 중소기업을 찾아다니며 거래를 유치하는 세일즈 조직이 30여명에 달한다. 기존 시중은행에서 중소기업 거래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을 스카우트했다. 이밖에 심사팀을 전문가들로 구성했고 전자금융을 지원하는 팀이 따로 있다. 씨티은행은 우선 수도권의 중소기업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아무래도 점포망이 취약하기 때문에 지방의 기업들은 시간이 필요하다. 오는 2004년까지 씨티은행은 수도권의 3,000개 중소기업과 확고한 주거래관계를 맺는다는 목표를 잡았다. 더불어 현재 6조~7조원 수준의 자산규모를 2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쯤되면 「한국에 진출한 외국은행 중 하나」가 아니라 「한국의 일반은행중 하나」로 인식될지도 모른다. ◇자신있으니까 뛰어들었다=씨티은행의 이미지는 아무래도 중소기업금융과 맞지 않는다. 적어도 우리나라 시장에서 현재까지는 그렇다. 매일 거래기업을 방문하는 시중은행들과 과연 경쟁이 가능할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씨티은행측은 『시장은 열려 있다』고 단언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아직도 중소기업 가운데는 시중은행의 「봉」 노릇을 하는 곳이 많다』며 『(은행이)자금이 남으면 떠안기고 모자라면 상환을 독촉하는 식의 불합리한 영업관행을 파고들면 씨티은행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씨티은행측은 무역 등을 통해 해외거래가 있는 중소기업에 대해 특별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는 거래은행에 따라 기업의 신인도가 달라지며 「씨티에 크레디트 라인이 있는 기업」은 아무래도 유리한 점이 많다는 것. 씨티은행 관계자는 『씨티는 약속을 지킨다』며 『고객과 주주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성화용기자SHY@SED.CO.KR 입력시간 2000/07/06 17:30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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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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