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58ㆍ사진)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한국 축구 사상 최초로 명예회장에 올랐다.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는 22일 오전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대의원총회에서 정 전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이로써 정 전 회장은 한국 축구 첫 명예회장이 됐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총회에 앞서 “명예회장과 관련된 규정이 마련돼 있다”고 설명해 정 전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협회 정관 제23조(위촉임원의 선출) 3항에서는 ‘위촉 임원 중 명예회장은 필요시 국내외 축구 활동의 현저한 공적이 있는 회장 경험자로서 대의원총회에서 추대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정 전 회장은 지난 1993년 1월12일부터 새 회장이 뽑힌 이날까지 16년간 회장 직무를 수행했다. 임기 동안 정 전 회장은 2002 한일월드컵 유치, 파주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 건립 등 주요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그러나 정 전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는 소식에 일각에서는 자칫 정 전 회장을 필두로 한 섭정 체제가 등장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물론 협회는 정관 제23조 4항에 ‘위촉 임원은 필요시 이사회 및 대의원총회에 참석할 수는 있으나 표결권을 갖지 않는다’고 명시해 명예회장의 내정 간섭을 미연에 방지하는 방안을 마련해뒀다. 정 전 회장 역시 협회 내부 일보다는 오는 2011년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나 2012년 대통령선거 등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