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日 베스트셀러 작가 요시모토 바나나 방한

"상처 입은 현대인들에게 내 소설이 안식처 됐으면"


“일본은 젊은이들의 자살률이 높아요. 슬프거나 분한 일을 겪은 사람들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 대신 현실과 싸울 수 있도록 힘을 주기 위해 소설을 씁니다.” ‘키친’, ‘아르헨티나 할머니’ 등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거느린 요시모토 바나나(44ㆍ사진)가 25일 처음으로 방한했다. 그의 이번 방한은 일본에서 2002~2005년 출간된 소설 ‘왕국’ 시리즈의 한국어판 출간에 맞춰 이뤄진 것. 그는 “5년 전 문을 연 자신의 공식 홈페이지에 한국 팬들이 남긴 글이 많아서 한국에서의 인기를 어렴풋이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본명인 요시모토 ‘마호코’ 대신 ‘바나나’란 필명을 쓴다. 그는 이유와 관련 “붉은 빛의 바나나 꽃을 너무 좋아한다”며 “‘바나나’로는 성별과 국적을 전혀 알 수 없다는 점이 마음에 꼭 들어서 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의 소설은 세상을 살아가면서 겪을 수 밖에 없는 상처를 차분하고 담담하게 그려내는 게 특징. 그는 “섬세하고 감수성이 강한 사람들이 자신의 책을 좋아하는 것 같다”며 “소설 속 세계를 간접 체험하면서 상처를 지닌 현대인들이 저마다 가진 고통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출간된 ‘왕국’(민음사) 시리즈 역시 산에서 자란 소녀가 세상으로 나오면서 경험하는 상처와 아픔을 담백하게 그려낸 작품. 작품은 동성애, 불륜, 마약중독 등을 소재로 인간 영혼에 깃든 어둠을 조명하고 현대 문명을 간접적으로 비판한다. 그의 전작과 다른 점은 주인공이 선인장과 대화하고 물건을 만지면 앞날을 내다보는 신비한 능력을 갖는 등 초자연적인 색채를 보인다는 것. 바나나는 “작품을 쓸 당시에 해리포터가 유행했다”며 “해리포터와 같은 판타지 요소를 담아 일본식 우화로 그려낸 소설”이라고 말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처럼 각 편이 개별적이지만 전체적으로 내용이 연결되는 ‘왕국’은 국내에서 1~3편이 한 번에 출간됐고 5편으로 완결된다. 한국음식 가운데 순두부를 너무나 좋아해 일주일에 두 번은 순두부를 먹는다는 바나나는 서울을 둘러본 뒤 27일 일본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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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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