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 금융시장 환율대전] 美-中 대립 환시장 안개

지금 다자(多者)간 펼쳐지는 세계 환율 대전의 중심 화폐는 단연 중국 위앤화다. 최근의 급격한 달러 약세-엔 강세 기조를 촉발시킨 장본인도 결국은 위앤화고 앞으로 중국의 위앤화 정책에 따라 국제 환전쟁의 전황이 결정될 거란 얘기다. 이 같은 환율 전쟁의 배경에는 국제사회의 계속되는 위앤화 절상 압력이 그 초입에 자리잡고 있다. 세계 경제가 불투명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필두로 선진권이 자국 경제 부진의 `주범`으로 나 홀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중국을 겨냥해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그 주변에서 일본이 미국의 눈치를 보며 자국의 이익을 챙기려 하고 있고 한국 등 여타 아시아국들은 파편에 휘청이고 있는 형국이다. ◇미ㆍ중국간 대립 격화로 국제 환율시장 안개국면 진입=위앤화 절상 문제를 두고 미ㆍ중국간 대립이 격화하고 여기에 환투기 세력까지 끼어들며 국제 주요 통화는 안개 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지난 23일 역외선물환시장(NDF)에서 위앤화는 사상 최고치인 달러당 7.98엔까지 치솟았으며 엔화는 런던시장에서 달러당 110엔대까지 올라갔다가 이어 열린 뉴욕시장에서 112엔대로 떨어지는 등 요동을 쳤다. 23일 폐막된 IMF 총회에서 존 스노 미 재무장관이 중국을 겨냥, 인위적인 환율 조정을 지적하자 중국 관영 인민일보는 중국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환율 문제는 주권에 해당한다”며 “어떤 나라도 간섭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특히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경제 회복을 위해 위앤화 문제를 어떻게든 국제 이슈화할 것인 만큼 환율 논쟁은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2001년 취임 이후 섬유 등 중국의 저가 수입품 확대로 미국에서 역대 사상 최고인 250만명의 일자리를 잃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위앤화를 절상시켜야 한다는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페그제 포기 시기는=미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의 압력에 중국이 쉽게 페그제를 포기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의 경우 24일 사설에서 위앤화 문제와 관련한 부시의 `정치적`개입이 국제 외환시장의 규범을 깨뜨릴 것이라며 경고했다. 중국도 지난 수년간 누적된 과도한 은행 대출, 과잉 투자, 누적된 부실채권 문제가 난마처럼 얽혀 있어 급작스레 변동환율제를 채택할 경우 지난 97년 아시아 위기처럼 금융시스템이 붕괴될 위험을 안고 있다. 따라서 중국 당국의 말처럼 외환자유화와 금융산업 발전 정도에 따라 장기적 차원에서 환율변동폭 확대-통화 바스켓제 도입-페그제 폐지의 수순을 밟아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변동 환율제 도입 시기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가입 관련, 완전 시장개방 약속 시한인 2007년과 베이징 올림픽이 개최되는 2008년 언저리가 될 것이란게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다. 한편 다음달부터 외환거래 규제를 완화키로 했다는 중국 당국의 24일 발표는 이 같은 장기 플랜과 관련이 있는 조치로 평가되고 있다. 이는 당장 현행 통화시스템을 유지할 수 밖에 없지만 국제사회의 압력이 워낙 거센 만큼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변동환율제의 도입에 나설 것이라는 시그널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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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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