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중국 '자가브랜드' 개발 박차

기존 OEM전략 탈피중국 기업들이 「메이드 인 차이나=싸구려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위해 자가브랜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업들마다 그동안의「주문자상표 부착생산방식(OEM)」비중을 대폭 줄이고, 자가브랜드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23일 중국 기업 경영자들이 『지난 60~70년대 도요타·소니·도시바 등이 일본 브랜드 시대를 열었고, 80년대 현대와 삼성 등 한국 브랜드가 세계에 이름을 날렸다면, 이제는 중국 브랜드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만큼 자가브랜드 개발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중국 TV생산업체인 콘카그룹은 과거 생산량의 대부분이 OEM이었으나, 최근에는 OEM비중을 전체의 3분의 1로 줄였다. 대신 나머지 생산량에 자가브랜드를 부착, 판매하고 있다. 또 자체 디자인을 집중개발, 지난해 미국에서 디자인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콘카그룹의 후앙 종티안부사장은 『그동안 바이어들은 「메이드 인 차이나」상표조차도 붙어있는 것을 싫어해 종종 일본상표명으로 바꾸기도 했다』며 『이제는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컴퓨터 생산업체인 레전드사는 이미 자가 브랜드로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 기반확보에 성공했다. 지난 96년 이전까지만해도 중국에서 판매되는 컴퓨터 가운데 80%가 외국 브랜드였으나 최근에는 레전트 컴퓨터가 전체시장의 33%를 점유하고 있다. IBM·휴렛패커드·컴팩·델 등 미국 굴지의 컴퓨터 회사가 차지하고 있는 시장점유율은 고작 15.6%에 불과할 정도로 크게 낮아졌다. 전자레인지 시장에서의 중국 브랜드 시장점유율은 더욱 돋보인다. 가란즈라는 중국 전자레인지업체는 자가브랜드로 중국 내수시장의 70%를 점유, 외국 브랜드를 몰아내고 있다. 나머지 시장은 삼성과 월풀 등이 나눠갖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이처럼 제품전략을 OEM에서 자가브랜드 판매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저가의 노동력에 의지하는 OEM방식으로는 「중국산=싸구려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떨쳐버리기 힘들기 때문이다. 더욱이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함께 내수시장이 개방되면 내수시장마저도 외국 브랜드에 빼앗길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자가브랜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자가브랜드 수출에 대한 세금감면, 자가브랜드 연구비 지원, 자가브랜드 개발회사에 대한 자금조달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중국기업들의 자가브랜드 개발 및 육성을 독려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이와관련,『자가브랜드 개발해 정착시키는데까지 수십년이 걸릴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 아니지만 중국 기업들이 이 작업에 착수, 브랜드 경쟁을 벌이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용택기자YTLEE@SED.CO.KR 입력시간 2000/04/24 19:03

관련기사



이용택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