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대한민국號에 새 성장엔진을

[내일을 향한 도전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지난 1950~1960년대 보릿고개를 걱정해야 했던 대한민국이 50년 안에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강국이자 세계 13위의 경제대국이 될 거라고 감히 상상이나 한 사람이 있었을까. 하지만 우리나라는 보란 듯이 단기간에 경제대국으로 성장해 세계 경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민ㆍ관을 관통하는 경제리더십과 충만한 기업가 정신, 그리고 피땀 어린 국민들의 성실함과 근면함 덕분이었음이 분명하다. 그외에도 중요한 요인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미래의 성장동력을 미리 간파하고 그곳에 국력을 집중한 ‘선택과 집중’ 전략이었다. 1960년대 초반 내세울 만한 산업시설이 없던 시절에는 가발ㆍ섬유 등의 경공업에, 1970년대에는 당시 경제규모로는 다소 무리였을 수도 있는 철강ㆍ기계ㆍ화학 등 중화학 공업에 집중 투자했다. 이러한 기초소재산업의 성장을 배경으로 1980년대에는 조선ㆍ자동차 등의 조립가공산업에, 1990년대 이후에는 반도체ㆍ휴대폰 등 IT산업에 우리 경제의 미래를 맡겼다. 불균형 성장이라는 비판도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전략은 적중했고 그 결과 제조업이 골고루 발전한 산업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20년, 30년 전에 뿌려놓은 성장동력의 씨앗이 자라나 조선산업을 비롯해 자동차ㆍ반도체ㆍ철강ㆍ화학 등 주력산업 대부분이 세계 1~5위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경제성장의 중요 고비마다 우리가 겪었던 오일쇼크, IMF 외환위기와 같은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도 결국은 이렇게 이룩한 튼튼한 산업기반이었다. 그럼 우리들은 지금 과연 미래 성장동력을 찾아 씨앗을 뿌리고 있는 것일까. 아쉽게도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하고 있지나 않은지 걱정된다. 우리 주력산업들의 경쟁력은 중국 등 후발국의 매서운 추격으로 위협받고 있다.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로 인해 고유가 등 외부 변수에도 취약하다. 지식서비스산업의 경쟁력은 아직 세계 무대에 나서 겨룰 정도가 아니다. 결론적으로 5~10년 이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미래 성장동력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다. ‘가장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생각 아래 새 정부는 대한민국의 장래를 책임질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3월 5~10년 후 대한민국 경제를 선도할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약 360여명의 전문가들과 함께 민간ㆍ기업 중심의 신성장동력기획단(단장 서남표 KAIST 총장)을 발족했다. 기획단은 주력기간산업, 신산업, 에너지ㆍ환경산업, 지식서비스산업 등 4개 분야로 나눠 최종 후보과제 선정에 노력하고 있다. 기업수요 조사, 대국민 아이디어 공모, 전문가 토론회 등 폭넓은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고 있으며 현재까지 63개 1차 후보군을 확정했다. 63개 후보과제에는 바이오연료, 미래형 자동차, 지식기반 컨설팅 서비스 등 산업 전 분야의 과제들이 골고루 포함돼 있다. 앞으로 더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오는 9월 ‘신성장동력 중장기 비전 및 발전전략’을 국민 앞에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 정부의 정책들이 ‘정부주도ㆍR&D중심’ 이었다는 비판을 받아들여 ‘민간주도ㆍ시장중심’ 이라는 원칙하에 세부 정책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에너지ㆍ환경ㆍ고령화 등 새로이 대두된 경영화두를 위기가 아닌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의욕도 불태우고 있다. 바다에서 자라는 우뭇가사리가 석유를 대체하고 자동차들이 주유소가 아닌 충전소에서 동력을 얻는 모습 등은 먼 미래가 아닌 가까운 앞날의 일상생활이다. 지금 우리가 준비하는 신성장동력들은 다양한 고부가가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다. 우리 경제의 잠재력을 향상시키고 미래 우리 국민들의 행복한 삶을 활짝 열게 해줄 것이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신성장동력 발굴ㆍ육성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전국민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