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서 옥션으로 옮기고 난 뒤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이 “굳이 좋은 환경의 대기업에서 환경이 어려운 IT기업의 전문경영인으로 옮겼냐”는 것이었다. 당시 웃고 말았지만 기업환경을 놓고 단순히 대기업과 IT 벤처기업간을 비교해서 던진 질문들이었을 게다.
IT기업ㆍ벤처기업이라는 것이 단순히 마케팅이나 기술중 한 가지, 또는 둘 다를 가지고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경영에 노하우를 가진 전문경영인 체제가 되었을 때 한 단계 더 성장하고 계속적인 성장을 이뤄갈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굳이 환경이 어려운 IT벤처기업으로 옮긴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지만 시스코, 이베이, 야후 등 미국의 대표적 IT 기업들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본과 경영, 기술이 조화를 이루면서 고속성장하고 있다. 또 이들 기업의 CEO들은 공통적으로 기업은 고객과 주주 등에게 만족을 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최근 국내 IT업계에도 전문경영인 체제도입이 붐을 이루고 있다. 창업주가 대표이사를 하던 체제가 일반적이던 IT업계에 최근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는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검증된 전문경영인을 통해 기업의 경영이 이뤄지고 이를 통해 한단계 기업이 발전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회사규모가 일정 수준에 이르자 경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창업주들이 스스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전문화하고 있다. 소유권에 대한 집착이 강한 우리기업 문화에선 고무적인 경향이 아닐 수 없다고 하겠다.
최근 대표적인 게임포털인 넷마블의 창업주 방준혁 사장도 노병렬 부사장에게 대표직을 넘겨주고 자신은 서비스 기획담당 이사로 경영에서 한발 물러섰다고 한다.
이제 기업은 스타트업(창업초기) 회사단계를 벗어나면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을 해야 성공신화를 쓸 수 있게 됐다. 요즘 고객과 종업원은 회사를 지배하는 CEO가 아니라 회사를 제대로 경영할수 있는 CEO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구찬기자,김영기기자 you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