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국내 상장사 지분 처분 잇따라

큐리어스 신주인수권 대량 매도, 스톰이앤에프 보유 주식도 매각…증권업계 “금융당국 제재 기사화되자 차익실현해 중국 및 동남아로 이동 ”


독일계‘워런트 사냥꾼’으로 알려진 피터벡앤파트너(Peter & Partner)가 최근들어 국내 상장사 지분을 잇달아 처분하고 있다. 국내 증권시장이 상승세를 보이자 차익실현 차원에서 투자금 회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어울림엘시스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행사가액 조정 및 주식 장내 매도로 피터벡앤파트너 보유 지분비율이 46.02%에서 43.73%로 줄었다고 6일 공시했다. 피터벡앤파트너 지분비율이 조정된 것은 올해 들어 다섯 번째. 한 때 68.41%까지 치솟았던 피터벡앤파트너의 어울림엣시스 지분율은 40%대까지 떨어졌다. 클라스타도 같은 날 공시에서 단순 주식 매도로 피터벡앤파트너가 가진 지분비율이 14.58%에서 12.00%로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큐리어스는 신주인수권 매도 및 권리행사로 피터벡앤파트너가 보유한 지분비율이 48.84%에서 2.34%로 줄었다고 지난 3일 공시한 바 있다. 피터벡앤파트너는 지난 달 1일과 9일 총 951만2,374 신주인수권을 500원에 장외에서 팔았다. 피터벡앤파트너는 또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언제든지 현금화 할 수 있는 주식 34만4,201주도 갖고 있다. 2007년 5월21일 큐리어스 BW를 225원의 행사가격에 인수했던 피터벡앤파트너가 신주인수권표시증서를 500원에 팔아 100% 이상의 차익을 챙긴 것. BW 행사가격(500원)도 큐리어스 현재 주가(905원) 수준를 하회해 추가적인 수익 창출도 가능하다. 지난 8월과 11월 사이에는 스톰이앤에프 신주인수권을 행사, 주식으로 전환한 후 매도하는 방식으로 차익 실현에 나섰다. 지난 9월 20일 신주인수권 행사, 42만3,824주로 바꾼 뒤 10월 5일과 6일 각각 2만5,000주를 장내 매도했다. 10월 12일 신주인수권을 행사해 92만4,448주로 전환하고 39만1,434주를 장내에서 팔았다. 이외에 피터벡앤파트너는 신주인수권 행사 뒤 전환된 주식을 매도하는 방식으로 S&T모터스 지분율을 기존 7.05%에서 4.28%로 낮췄다. 지난 10월 25일에도 에너랜트코퍼레이션 버유주식 76만4,725주 전량을 장내에서 매도했다. 10월 초에도 BW 행사 후 전환된 주식을 팔아 어울림네트웍스 지분율이 6.37%에서 2.30%로 줄였다. 반면 피터벡앤파트너가 올해 들어 CB나 BW 매매에 참여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몇 년간 국내 상장사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했다 금융위기로 낭패를 봤던 피터벡앤파트너가 국내 증권시장 오름세를 틈타 신주인수권을 매각하거나 보유 지분을 팔아 손실만회 및 차이실현에 나서고 있는 셈.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금융당국 제재로 빠른 차익실현이 어려워진 피터벡앤파트너가 차츰 활동 무대를 중국이나 동남아 등지로 옮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 A증권사 투자은행(IB) 담당자는 “피터벡앤파트너는 그 동안 펀더멘털보다는 조건이 좋은 상장사의 BW를 매수하거나 CB를 사들이고 주식을 공매도해 차익을 챙기는 전환사채차익거래, 채무불이행 시 이자율을 높이는 방식으로 엄청난 수익을 거둬왔다”면서 “하지만 해외 사모 발행된 CB나 BW를 1년간 권리행사를 할 수 없게 하고 공모의 경우, 유가증권신고서를 제출하게 하는 등 금융당국이 제재를 가하자 점차 국내 상장사에서 자금을 빼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투자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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